코로나발 공포... 글로벌 경기 우려 '현실화'

김원규 기자

입력 2020-02-20 10:53  

    <앵커>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그 여파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을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증시의 대장주인 애플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경기 둔화가 본격 시작됐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그간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약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요?

    <기자>

    미국 대표 기업인 애플은 앞서 1분기 실적 전망 보고를 통해 “코로나19로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로 매출 감소를 공식 발표한 기업은 애플이 처음으로 지난달 제시한 분기 매출 전망치는 630억~670억달러였습니다.

    애플 아이폰 생산의 90%는 중국에서 이뤄지는 만큼 공급 차질은 물론, 판매도 둔화할 전망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발표한 월마트는 역시 올해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했습니다.

    <앵커>

    부진한 실적 전망치를 내논 애플을 시작으로 향후 더 많은 기업이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죠?

    <기자>

    글로벌 시장조사업 업체 던앤브래드스트리트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을 기업이 전세계 500만개라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일을 기준으로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과 관련된 기업은 5만여개로 집계됐습니다.

    이중 대부분이 중국 회사들이었고 1/10이 중국 외 회사들로 절반 정도가 홍콩, 그외가 미국과 일본, 독일 기업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이달 초 대비 확진자가 더 늘었고 해당 지역에 각 기업의 직영점이나 1~2차 납품업체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셈입니다.

    <앵커>

    코로나19의 악영향이 기업들 실적에 연쇄 작용으로 일어나자 올해 중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죠?

    <기자>

    우선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는 1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3.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6.4%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포인트나 하향 조정되는 것으로 1년 전 대비 성장률이 반토막 나는 셈입니다.

    앞서 중국 당국이 제시한 '2020년 성장률 6% 달성'은 물건너갔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실제 모건스탠리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5.6%, 5.2%로 제시했습니다.

    주변국들의 부진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무디스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종전의 0.4%에서 0.3%로 내렸고 특히 한국은 종전 2.1%에서 0.2%포인트 하향조정된 1.9%로 수정했습니다.

    불안감이 고조되자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날 'G20 조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은 경제는 회복이 취약하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빨리 봉합되지 않으면 심각한 글로벌 충격이 예상된다"며 "각국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정책적 지원을 철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앵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글로벌 주요국들이 코로나19에 대응 차원에서 고강도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고 있죠?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당국이 물류 지원 등 기업들의 사업이 정상화되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오늘 우리시간으로 오전 10시30분~11시 발표될 대출우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합니다.

    중국의 경우 대출우대금리가 사실상 기준금리로 여겨지는 가운데 금리 인하를 통해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더불어 현지시간 지난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유럽 주요국들은 상황에 따라 추가 재정 부양책 강화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로나19가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는 물론, 국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일텐데요.

    증권업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기자>

    국내 상장사들 역시 부진을 피해가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미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소식에 일본증시에서 관련 부품주인 무라타제작소와 도쿄일렉트론과 TDK가 각각 4% 넘게 하락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한국경제TV가 금융정보업에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코스피 상장사(105곳) 영업이익은 한달 전과 비교해 약 9%(-8.9%) 감소할 전망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커졌던 코로나19에 대한 낙관론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증시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코로나19를 통해 국내 기업이 우려했던 중국에서 조달받는 제품 공급에 차질을 확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다만 과도한 코로나발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앞서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점에 증시가 초점을 맞추면서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적지 않아서입니다.

    더불어 오늘 새벽 공개된 미국 FOMC회의록에서도 코로나19를 주시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와 증시는 견조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늘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당사국인 중국은 2월에만 8% 넘게 상승했고 코스피·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 약 5%, 7% 씩 오른 대목이기도 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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