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마스크·손 세정제는 누가 다 사갔을까 [현장은 지금]

신인규 기자

입력 2020-01-29 17:07   수정 2020-01-29 17:1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손 세정제 품귀
중국서는 마스크 값 폭등·구매제한까지
한국제품 사재기 후 되팔이 현상도

■ "여기도 손 세정제 없어요? 아이고 어째……."
약국 문을 열자마자 다급하게 손 세정제를 찾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최영희 할머니는 손 세정제를 구하러 약국을 몇 군데 돌았지만 가는 곳마다 매대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방송에서 손 세정제가 폐렴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사러 왔다고 했습니다.

이 곳 뿐만이 아닙니다. 손 세정제는 약국 뿐 아니라 마트나 H&B 스토어에서도 팔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손 세정제는 알콜이 주 성분이지만 글리세린 등이 포함되어 있어 유통기한이 2년 정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물품인데, 집단 감염병은 보통 5~6년 이상의 주기로 손 세정제의 유통기한보다 긴 기간을 두고 발생합니다. 국내에서 38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던 메르스 사태도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5년에 일어났었죠. 사람들이 대규모로 찾는 기간 보다 제품 유통기한이 짧으니 업체들도 무턱대고 제품을 사서 쟁여놓지는 못하는 겁니다.

약국 관계자는 "몇 년 주기로 유행병 사태가 도는 것을 고려하면 뉴스가 크게 났을 때 손 세정제를 찾으면 이미 늦다"며 "가정 상비품 개념으로 2년마다 하나씩 사서 보관해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 "마스크 원자재도 부족…중국서도 찾는다"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선별진료소를 오늘(29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영등포구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이 곳은 2차 감염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선별진료소에서 1차 진료를 보고, 간단한 역학조사 등을 통해 의심이 되는 환자는 보건소 내부에서 집중 진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전 기준 스무 명 남짓한 의심환자들이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이 돼 이동조치 된 환자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는 마스크 대량 구매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마스크 원자재가 부족한 데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량도 있어 보건소도 마스크를 원하는 만큼 구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라는 겁니다.

■ 중국은 마스크 구매제한까지…한국 마스크 열풍
추가 취재를 해보니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에서 한국산 마스크는 원래 가격에 몇 배를 받고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3~4천원에 팔리는 마스크가 2만원으로 껑충 뛴 값에 거래되는 사례도 있었는데, 특히 SNS를 통한 개인 거래가 성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여행 중인 중국인 여행자가 SNS를 통해 물품 신청을 받고, 보따리상처럼 대규모로 물품을 구입해 가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우리나라보다 진원지인 중국이 더 강합니다. 당연히 마스크와 같은 방역 관련 물품에 대한 사재기 현상도 발생했고요. 이미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우한 지역과 거리가 있는 상해의 경우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구매가 1인당 5개로 제한되기도 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폭발적인 수요를 규제하려다보니 그 영향이 이웃나라인 우리에게까지 미치는 겁니다.

미세먼지 탓에 커진 한국 마스크 시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또다른 기폭제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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