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뮤직 ‘프사 소동’…잊혀진 '잊혀질 권리'

박승완 기자

입력 2020-01-28 11:00  



▲카카오가 기억하는 나의 과거…‘2013으로 소환’

“카카오는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잊었을 뿐...”

얼마 전 ‘카카오뮤직’의 프로필 사진 소동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카카오뮤직에 로그인하면 2013년에 설정해둔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을 볼 수 있었기 때문.

또 ‘더 보기’를 눌러서 ‘친구 관리’에 들어가면, 친구들의 과거 사진도 확인이 가능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한바탕 술렁였다.

‘제 남자친구 프사 전 여친사진이더라고요, 아침부터 많이 화나네요.’, ‘카카오 계정을 몇 번이나 삭제했는데 그래도 이게 남아있네’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가입자들은 잊고 있던 자신의 과거를 카카오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바탕 소동으로 여겼지만 몇몇 사람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쓰지도 않는 ‘카카오뮤직’에 왜 아직도 내 사진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망법상 ‘2년 이상` 갖고 있을 수 없어”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정보통신망법상 ‘유효기간제’로 이 문제를 설명한다.

2015년부터 시행된 이 법은 개인 정보의 자동 삭제가 핵심이다.

가입한 사실을 잊어버렸거나 운영자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트는 개인 정보가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효기간제는 일정 기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가입자의 개인 정보를 파기하도록 한다.

일정 기간은 원칙상 ‘2년’이다.

다만 이 기간은 경우나 업종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나아가 최 교수는 카카오톡과 카카오뮤직의 관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최 교수는 “설사 ‘카카오뮤직’을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었다면, 사업자로서는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해석한다.

이는 고객이 카카오뮤직을 2년 이상 쓰지 않았어도,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었다면 고객 정보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뮤직 “업종상, 일방적 계정 삭제는 어렵다”

카카오뮤직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개인 정보 유출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더구나 카카오는 이용자가 가입할 때 별도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카카오뮤직에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연동되려면 고객 동의가 필수다.

결국 프로필 연동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서비스라는 것.

프로필 사진 확인은 이전에도 가능했었고, 이번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휴면관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앞서 말한 ‘유효기간제’의 경우 “업종마다 차이가 있다”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카카오뮤직은 음악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이용자가 구입한 음악이 있는 계정을 일방적으로 삭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정보통신망법에서 정한 `2년`이란 기간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번엔 ‘해프닝’ 수준이지만, ‘잊힐 권리’ 보장해야


이번 카카오뮤직 사건은 `해프닝`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소란은 있었지만 크지 않았고, 이 사건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이용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적다.

다만 내가 사용하지 않는 사이트가 내 정보를 오랜 기간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

지금은 당장의 피해로 이어지진 않을지라도, 이러한 정보들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온라인 범죄에 언제든지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정보가 `구체적 개인 정보`이건 `사진`과 같은 가벼운 정보이건 이용자가 불안하긴 마찬가지.

나날이 촘촘해지는 온라인 환경에서 ‘잊힐 권리’를 보장해야 할 이유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관련 법과 제도 역시 서둘러 보완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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