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서울 집값 오른 것 대통령만 몰라"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전효성 기자

입력 2019-12-05 06:31   수정 2020-07-02 13:0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인터뷰
"집값 안정됐다는 文대통령 발언에 충격" 언급
"정책 실패 인정하고 보완책 마련해야" 지적
5일 감정원·국토부 관계자 검찰 고발키로
▲3일 오전, 민주평화당-경실련 `누가 땅값을 올리는가` 기자회견.
<서울 집값을 둘러싸고 정부와 시민단체의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수천조 원의 불로소득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정부는 "폭등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 집값의 현실은 무엇일까.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정동영대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전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4일
Q. 최근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우선 지난 2년 반 사이에 서울에서 아파트의 중위가격이 2억 7천만 원이 올랐다. 그런데 `부동산이 안정돼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특히 지난달 국민과의 대화 TV 프로그램에서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 국민이 많다. 누가 저런 보고서를 올렸길래 현실 인식이 현장과 동떨어졌느냐. 민간업체(KB부동산)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강남은 5억 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 주고받는 가격이 14억 하던 것이 20억, 10억 가던 것이 15억 원으로 올랐다. 이것 이상으로 정확한 자료가 어디 있나. 집값이 오른 것이 현실인데 현실을 대통령만 모르고 있다."
Q. 아파트 중위가격이 40% 올랐다. 정부는 "중위가격이 아닌 다른 통계를 봐야 한다"며 "집값은 괜찮은 수준"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나?
"통계와 관련해 유명한 말이 있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는데, 하나는 새빨간 거짓말, 둘째는 그럴듯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라는 말이다. 통계는 그냥 믿으면 안 된다. 가령 "지난주보다 이번 주에 집값이 0.05%가 올랐다, 내렸다"는 건 큰 느낌이 없다. 실제를 봐야 한다. 민간업체(부동산 뱅크)나 실거래 가격, 실제 공인중개업소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보면 그 값이 지난 2년 사이에 서울에서 평균 2.7억, 강남은 5억이 올랐다. 실제 주고받는 값이다. 지금 통계치를 보면서 `집값이 안정됐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통계가 3대 거짓말로 꼽히는 이유다."
Q. 현재 공시가격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평등을 양산하는 주범"이라고 언급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공시가격, 공시지가를 산정하는데 1년에 수천억 원을 쓴다. (이렇게 할 거면) 왜 그렇게 돈을 쓰는지 모르겠다. 서민 아파트 공시가격을 실거래가의 70% 수준으로 책정해 세금을 부과한다. 그런데 서울에서 1천억 원대 이상 부동산, 빌딩 거래한 것을 보면 공시가격을 40%밖에 책정하지 않는다. 서민들 집 하나 있는 것은 70%를 기준으로 하면서 대형빌딩은 왜 40% 수준을 유지하나. 이것 자체가 불공정하다. 불평등하다.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대형 빌딩 공시가격을 서민들 기준으로 70% 수준으로 맞추던지, 아니면 아파트를 (공시가격 반영비율) 40% 수준으로 내려줘야 공평하지 않나."
Q. 공시가격과 관련해 관계자들을 고발하기로 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공시가격 산정하는 책임자들, 국민을 속인 죄가 있다.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죄가 있다. 대통령을 속인 죄가 있다. 대통령이 TV에서 `집값이 하락하거나 안정돼 있다`라고 말해서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그런 자료를 만든 사람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고, 국민의 세금으로 공시가격 조사에 나선다. 국리민복에 무슨 이바지를 했나. 직무유기 내지는 직무에 대한 배반이라고 본다. 이 기관들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민주평화당과
Q. "핀셋 규제 말고 망치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인가?
"분양가 상한제가 핵심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있었던 시대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지 않았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거나 풀렸을 때 집값이 수직 상승을 한다. 예를 들어 강남에 은마아파트는 2억 원 하던 것이 4억, 8억, 10억 하더니 12억 간다. 참여정부 때 부동산 정책 실패 이후에 도입한 것이 분양가 상한제다.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중기까지 집값은 옆걸음을 했다. 그러다가 여야가 합의해서 2014년에 분양가 상한제를 풀었다. 2015년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없다. 그러다 보니 집값이 크게 올랐다. 이 정부 들어서 지난 8월에 분양가 상한제를 꺼내 들었는데, 흐지부지, 유명무실하다. 핀셋 규제를 한다고 하는데,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은 사실상 다 빠졌다. 있으나 마나 한 분양가상한제를 하다 보니까 집값이 안 잡힌다. 역사가 증명한다."
Q. 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하면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에 따른 부작용은 없다고 보나?
"이미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었다. 중요한 것은 자가보유율이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가보유율은 오르지 않았다. 60% 수준이다. 100명 중 40명은 집이 없다. 그런데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었다. 결국은 뭐냐, 10년 전에는 다주택자들이 평균 3.5~3.7채를 가졌는데, 지금은 7채를 넘게 가졌다. 집을 지어서 계속 공급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이 10채, 20채, 30채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도록 해야 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지어봐야 결국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수만 늘려준다."
Q. 그렇다면 다주택자가 매물을 시장에 내놓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어도 불편하지가 않다. 세금도 별것이 없다. 지금 이 시대에 집을 사놓는 것 이상으로 확실한 투자가 없다고 느끼는 거다. 11살 어린이가 집을 20채 가지고 있다, 13살 아이가 몇십 채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원인이다. 이제 투기를 넘어서 상속의 수단으로 넘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서 모든 국민이 한 가구당 집을 2채 이상 소유 못 한다고 하면 주택 문제 해결 된다. 예를 들자면. 다주택 보유자에게 정당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책의 출발, 개혁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불로소득이 많은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꺾어버린다. 부동산 불로소득이 지난 2년 반동안 2천조 원이 늘었다. 이 정부는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명백한 실패다."
Q.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부동산 법안도 상당수 계류돼 있는데 반드시 통과돼야할 법안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입법돼야 세 들어서 사는 사람들의 권리, 쫓겨나지 않을 권리가 보장된다. 이런 법안들이 잠자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도 후분양제로 전환할 때가 됐다. 제도만 바꾸면 된다. 신규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하자 문제도 줄어든다. 품질을 놓고 건설사들이 경쟁하는 건강한 시장이 된다. 과자 한 봉지를 살 때도 유통기한을 꼼꼼히 살펴보는데 수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견본주택만 보고, 모델하우스만 보고 들어가는 것은 대표적 후진국형 제도다. 선진국형 후분양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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