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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M'에선 3만3천원으로 10초의 즐거움을 살 수 있습니다 [홍IT인간]

정재홍 기자

입력 2019-11-29 18:08   수정 2019-11-30 14:04

    '리니지2M' PC 최적화…"모바일게임 맞아요?"
    0.002450%에 기대하는 '과금' 10초에 3만3천원 '순삭'
    1년간 예상 수익 1조원 '양산형' 비판 피할까
    《'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20여년간 엔씨소프트를 먹여 살리고 있는 IP(지식재산권) '리니지'의 신작 '리니지2M'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사전예약만 750만이라는 모바일 게임사상 최대 기록을 남겼죠. 출시 후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를 갈아치우며 이름값을 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폭이 넓다보니 출시 초반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공식 커뮤티니, 유튜브 등에서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큰 모양입니다. 김택진 대표는 "몇년간 기술적으로 따라올 게임이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지 직접 해보며 확인해봤습니다.(모바일 게임은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로 진행했습니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27일 자정, 출시하자마자 정상 접속에 성공했습니다. 일부 서버에선 대기열이 발생해 접속이 늦어졌지만 120개의 서버를 구축한 덕에 마비되진 않았습니다. 시네마틱 영상과 게임 플레이를 합친 인트로 연출은 흥미로웠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막상 캐릭터를 생성하자 '이게 뭐지?'란 생각이 앞섰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의 특징으로 1) 4K UHD급 해상도와 풀 3D 그래픽 지원 2) 로딩 없는 심리스 3) 현실감을 높인 충돌처리 기술 등을 내세웠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요. 리니지IP를 계승한 만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없다고 해도 그래픽이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시각적 그래픽이나 게임내 액션만 따지면 2년 전에 내놓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M'이나 최근 나온 넥슨 'V4'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안정화가 덜 돼 프레임이 끊기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게임내 구역을 이동할 때 로딩은 없지만 구역간 이동으로 텔레포트를 하는 순간에도 끊겨 몰입이 방해됩니다. 캐릭터간 충돌을 표현한 탓에 잠수탄 이용자들 캐릭터에 막혀 제자리뛰기만(유저들 표현 '러닝머신') 하는 상황도 종종 연출됩니다.

    ● 이거 리니지2 '모바일' 게임 맞아요?

    리니지2M의 스마트폰 권장사양은 삼성전자 갤럭시S10·갤럭시노트10, 애플의 아이폰11·아이폰11 프로 맥스 입니다. 제가 리뷰에 사용한 갤럭시폴드가 비슷한 사양을 가졌다는 점에서 최고사양 스마트폰도 아직 최적화된 게임을 구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억울한 마음에 다른 이용자들은 어떤지 찾아보니 유명 유튜버들의 화면은 프레임이 끊기지 않고 좀 더 나은 그래픽을 구현하더군요.

    모두 PC 플랫폼 '퍼플'을 사용한 덕입니다. PC로 다시 게임을 실행했을 때 비로소 온전히 게임을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환경이 가진 제약으로 리니지2M은 PC에서만 4K 60프레임을 지원합니다. 그간 이용자들, 특히 MMOPRG 이용자들이 모바일 게임을 PC로 연동해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해 플랫폼을 확대한 시도입니다.

    향후 출시될 게임들까지 연동시킬 계획으로 엔씨소프트만의 게임 생태계로 만들어지는 퍼플에 대한 기대는 큽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리니지2M은 모바일게임입니다. 연출과 그래픽이 기존 PC게임과는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PC로 옮겨온 탓에 앞뒤좌우 버튼과 마우스 커서로 '전투'버튼을 클릭하는 것 밖에 할 게 없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했던 기존 리니지2의 골수 팬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리니지1을 3D로 구현한 것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는 거죠. 실제 '택진이형'의 친동생 김택헌 엔씨소프트 CPO(최고퍼블리싱책임자) 부사장 SNS에는 "이걸 도무지 리니지2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는 항의 댓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이 "비슷한 의견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고민하고 있다"면서 "업데이트 과정에서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답글을 단 것으로 봐선 엔씨소프트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는 듯 합니다.



    ● '0.002450%'…3만3,000원이 주는 '10초의 즐거움'

    리니지2M이 한가지 혁신을 했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과금 시스템'입니다. 확률형아이템을 통해 아이템을 습득하는 건 대다수 모바일 게임이 도입한 체제입니다. 그 정도가 심하다는 점에서 비판 지점이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리니지2M 게임 캐릭터의 직업까지 뽑는 '클래스 뽑기'를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잘만 뽑는다면 강한 캐릭터로 즐거운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새로 캐릭터를 만들 필요없이 여러 종족의 다양한 직업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내 아이템과 별도로 캐릭터까지 뽑기로 팔기 때문에 사행성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공개된 확률에 따르면 전설)영웅)희귀)고급)일반) 가운데 영웅 클래스를 뽑을 확률은 0.002450%~0.004900%입니다. 10만 번을 뽑았을때 2~4번 정도 나온다는 건데요. 리니지2M은 현재 클래스 11개를 한꺼번에 뽑을 수 있는 아이템을 현금 3만3,000원가량에 팔고 있습니다.

    리니지2M 리뷰를 같인 진행한 동료와 함께 3만3,000원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 각각 뽑기에 도전해봤는데요. 구글계정 결제부터 뽑기 버튼을 누른 순간까지 걸린 시간을 합치면 10초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템을 뽑고 기다렸지만 밑에서 두 번째 등급인 고급 캐릭터가 3장 정도 나왔습니다. 3만3,000원에 '영웅' 등급을 기대한 건 사치였을까요. 출시 직후 한 유튜버는 500만원을 투자해 영웅 클래스를 뽑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마저도 뽑았던 카드를 합성해서 만들었더군요. 과금을 하지 않고도 게임은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꾸준한 시간을 투자해 과금 진입장벽을 넘는다면 말이죠. 이용자들이 다같이 시간을 투자하는 시스템이라면 모를까 과금 이용자가 앞서나가는 상황에선 쉽지 않아 보입니다.



    ● 1조원 수익 예상되는 '리니지2M'… '양산형' 비판 피할까

    시장에서는 리니지2M의 출시 첫 날 하루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년전 리니지M이 세웠던 첫 날 매출 107억원, 최고매출 130억원도 뛰어넘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는데 증권가에서는 1년간 총 1조원 가깝게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에게는 분기 매출 수천억원을 올릴 수 있는 효자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죠.

    다만 전체 산업을 다시 이끌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PC에선 펍지의 '배틀그라운드'가 한국 게임 시장을 이끌었으나 올해는 PC방 점유율(18년11월3주차 16.59% → 19년11월3주차 9.32%) 도 떨어지는 등 기세가 꺾였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게임이용률도 2015년 74.5%에서 올해 65.7%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출시 극초반이기 때문에 리니지2M에 대한 평가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여의도 면적의 83배에 달하는 광활한 맵과 리니지만의 세계관으로 많은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과금만 하며 밤새 자동사냥을 돌리는 게임이 아닌, 뜬눈으로 밤을 새는 게임으로 이름을 날리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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