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27년 '바이오' 뚝심 통했다…국내 첫 독자개발 신약 결실

이지효 기자

입력 2019-11-22 09:07   수정 2019-11-22 09:07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2 의 반도체`로 밀고 있는 `바이오 사업` 투자가 결실을 결실을 맺었다.

SK그룹에 따르면 22일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기술 수출 및 파트너십 체결 없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신약허가까지 독자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통상 10~15년의 기간과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지만 5,000~1만개의 후보물질 가운데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된다.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육성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2016년 경기도 판교 소재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말했다.

3년이 지난 지금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FDA 신약승인을 받으며 그 꿈이 이뤄졌다.

SK그룹은 1993년 선대 최종현 회장이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제약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고부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자체 개발 신약 하나 없던 한국에서는 `신약 주권`을 향한 도전이었다.

1998년 9월 취임한 최태원 회장은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받았다.

대부분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SK바이오팜은 혁신 신약개발에 주력했다.

기업에는 단기 재무성과가 중요하지만, 최 회장의 비전과 확고한 투자 의지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한 것은 2002년이다.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운다는 것이었다.

그해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뉜 조직을 통합하고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뒀다.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와 장기적인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SK는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수천억 규모의 투자를 지속했다.

이듬해 SK는 존슨앤존슨에 기술 수출했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출시 문턱에서 미끄러지는 실패를 겪었다.

최 회장은 오히려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했다.

2011년에는 신약개발 사업 조직을 분할해서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SK바이오팜 현지법인이 된 미국 연구소, SK라이프 사이언스는 이번에 엑스코프리 임상을 주도했다.

발매 이후에는 미국 시장 마케팅과 영업도 맡을 예정이다.



SK는 신약개발에 더해 역시 고성장 산업인 원료 의약품 생산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2015년 SK바이오팜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1998년부터 특허 만료 전의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한 경쟁력에 주목한 것이다.

SK바이오텍은 2017년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이 해외 생산설비를 인수한 첫 사례였다.

2018년에는 SK가 미국의 위탁 개발·생산 업체인 앰팩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1년 만인 지난 6월 앰팩 버지니아 신생산시설 가동을 시작하면서 한국-미국-유럽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모두 가동에 돌입했다.

이어 의약품 생산사업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을 통합해서 SK팜테코를 세웠다.

2018년 61억달러, 약 7조 1,400억원 규모인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70억 달러, 약 8조 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SK는 엑스코프리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제2, 제3 의 세계적인 신약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SK의 신약개발 역사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사례다"고 말했다.

이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제약사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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