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인이 아니다"...홍콩 90년대생이 시진핑에 맞서는 이유 [지피지기/홍콩편①]

김종학 기자

입력 2019-08-21 13:47   수정 2019-08-30 10:00

    역사상 유례 없는 대규모 집회 및 유혈 사태
    '장국영·주윤발·양조위' 우리 기억 속의 홍콩은
    《지피지기(知彼知己)는 글로벌 경제 전쟁터의 복잡한 현상들을 '적과 나'의 입장에서 깊게 분석하고 쉽게 전달해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결기 넘치는 영상 콘텐츠 입니다.》

    '2014년 우산 혁명'

    '2019년 반송중(反送中), 200만 명 검은 대행진'

    중국인듯 중국이 아닌, 인구 700만 명의 작은 땅, 홍콩에서 역사상 최대규모의 집회와 유혈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콩 사람들은 왜 우산을 들고, 두 달째 광장을 점거한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걸까요?

    19세기 옛 청나라와 대영제국이 벌인 두 차례의 아편전쟁으로 영국이 빼앗아 무려 150년 넘게 지배를 하던 땅, 홍콩.

    홍콩은 영국과 중국의 반환협정에 따라 1997년 7월 1일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났습니다.

    중국 정부는 당시 홍콩을 돌려받는 대신 한 가지를 약속합니다.

    바로 한 나라에 2개의 체제를 허용하는 '일국양제', 2047년까지 50년간 한시적으로 자본주의와 기존 사법제도를 유지하도록 한 겁니다.

    선거, 언론, 신문, 출판의 자유, 집회하고 파업하고, 여행을 갈 수 있는 '자유' 말입니다.

    그런데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고, 1인 독재 아래 ‘하나의 중국’을 내세운 뒤 상황이 달라집니다.

    홍콩은 물론 대만, 내륙 지역의 티베트, 신장위구르에서 저항하던 언론인, 운동가들이 사라지고 탄압이 이어졌습니다.

    한 번도 중국인이었던 적이 없는, 홍콩 독립 뒤에 태어난 90년대생 젊은이들에겐 이보다 더 큰 사건이 없었을 겁니다.

    홍콩의 젊은이들은 홍콩 행정당국이 '국민교육'이라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중국의 사상을 심으려는데 강력히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문제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수 없다" / 2014년, 17세의 조슈아 웡(現 데모시스토당<香港衆志> 대표)

    독립 20년을 갓 넘긴 홍콩이 서서히 자유를 빼앗길 수 있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홍콩의 평범한 시민들을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5년 뒤, 우산혁명으로 달성하지 못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친중파 행정당국의 일방적 소통에 폭발하게 되죠.

    "중국으로의 범죄자 송환을 반대한다" / 2019년, 민간인권전선

    송환법 완전 철폐, 행정장관의 직선제,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경찰 강경진압에 대한 조사,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없는 석방을 조건으로 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우산혁명, 촛불시위를 연상케하는 군중은 어느새 200만 명으로 불어나 송환법 반대가 아닌 민주주의와 선거권을 요구하는 혁명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7월 21일. 지하철, 거리에 등장한 백색테러로 임신부 포함 45명이 부상을 입고, 8월 12일 공항을 점거한 시위대와 경찰과 대치 중 고무탄에 유혈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지난 8월 18일,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홍콩 빅토리아공원에 집회를 이어간 170만 명의 사람들.

    중국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014년 우산혁명의 아이콘 조슈아웡은 중국 최고 지도자 시진핑을 향해 시위대와 직접 만나 대화할 것을 요구하며 사태는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습니다.

    서방과 전세계의 잇단 우려에 중국은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1842년 아편전쟁의 중국 아니다, 내정 간섭 말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치 1980년대 광주 혹은 중국의 천안문 사태를 연상케하듯.. 700만 홍콩 인구가 14억 인구의 제국과 맞서고 있는 상황.

    이소룡부터 장국영, 주윤발, 양조위로 기억되곤 하는 자유분방한 이 나라의 모습을 그들은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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