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20일] 코스피보다 닛케이 더 빠졌다

신재근 기자

입력 2019-07-19 10:33   수정 2019-07-19 10:32

    일본수출 규제 20일 증시 하락률

    일본이 더 크다






    <앵커>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지 오늘로 20일째가 됐습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한국 증시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는 가운데 어제 일본 닛케이 지수가 급락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먼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한일 양국의 주가 흐름 어떻습니까?

    <기자>

    이달 1일 시작된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한일 양국의 증시를 보면 코스피는 현재 2.9%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 지수의 낙폭은 코스피보다 더 커 3.14% 떨어졌는데요.

    특히 최근 3거래일 사이에 매도세가 집중됐습니다.

    닛케이 지수의 경우 어제(18일) 전장보다 1.97% 내린 2만1,046.24에 거래를 끝마쳤습니다.

    일본 증시가 400포인트 넘게 빠진 것은 지난 3월25일 이후 약 넉달 만의 일인데요.

    특히 반도체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하락폭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도체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실리콘 웨이퍼와 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신에츠화학공업은 이날 1.5% 하락한 것을 비롯해 이달 들어서 7% 급락했습니다.

    이어 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스미토모 화학도 이날 2.24% 빠지는 등 이달에만 7% 가까이 떨어졌고, 이 밖에 JSR과 스텔라케미카도 각각 2.2%, 6.2% 하락했습니다.

    <앵커>

    일본 증시 하락폭이 두드러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일본 증시가 급락한 데는 이날 오전에 발표된 한국의 금리인하 소식과 부진한 6월 수출액 지표가 영향을 줬기 때문입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인하했죠.

    증권가에선 이번 금리인하를 두고 일본의 무역 보복 등 경기 하방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한국은행의 의지로 해석했습니다.

    이는 일본의 무역 보복이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 셈인데요.

    다시 말해 일본의 반도체 3대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한국의 경기 전망에 일부 영향을 주며 금리인하 결정까지 이어졌고, 일본 증시까지 파장이 미친 겁니다.

    또 일본의 6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하며 당초 5.4%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훨씬 하회한 것과 엔고까지 겹친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한국과 벌이는 무역 분쟁이 일본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일본 내에서도 이 같은 수출 제한 규제가 오히려 자국의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하죠?

    <기자>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어제 "한국 반도체 기업이 일본 이외 지역에서 소재를 조달하기 위한 대책을 서두르면서 일본 기업에도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이는 한국의 대응과 관련이 깊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이 80~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불화수소의 대체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 회사가 현재 일본산 이외의 불화수소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하며 장기적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 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된 것입니다.

    일본 여행 업계도 역풍을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어제 6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는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전날 발표를 보도하며 "향후 일본에서 (다른 나라로) 여행지를 바꾸는 움직임이 (한국에서) 가속될 수 있다"는 여행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본이 향후 한국에 대해 추가적인 규제를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일본이 탄소섬유와 자동차, 공작기계, 기능성 필름·접착제와 같은 정밀화학제품을 다음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관방 부장관은 향후 "모든 방안을 시야에 넣고 의연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해 2차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증권가에선 한목소리로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 확대가 양국의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적인 논리로 교역이 제한되면 서로 간의 제품 생산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며 "이는 수익성 악화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 확대가 양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국과 일본 기업 모두의 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교역액은 9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양국의 경제는 서로 밀접한 연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증권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양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정치적인 이슈인 만큼 단기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일 갈등이 양국 경제와 산업에 파괴적인 양상까지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면서도 " 이번을 계기로 양측 모두 과거와 다른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은 사태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일본이 어제 자정까지 시한으로 제시한 제3국 중재위 카드를 한국정부가 일단 거부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가 추가 보복 카드를 비롯한 어떤 대응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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