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면세점 매출 쇼크 오나

전민정 기자

입력 2019-06-14 17:11  

    <앵커>

    관세청이 시내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에 면세점용 물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따이궁(중국 보따리상)들이 대량으로 구매한 화장품이 국내에서 저가에 불법 유통되는 상황을 근절하기 위해서인데요.

    국산 화장품 면세점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추가 비용 발생과 상품가치 훼손으로 매출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외국인이 국내 시내 면세점에서 국산 면세품을 구매하면 현장에서 바로 받을 수 있는데, 이러한 현장인도 면세품의 80%는 화장품입니다.

    이를 악용해 '따이궁'이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산 뒤 출국하지 않고 국내에 싼 값에 불법 유통시키면서 화장품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자, 관세청이 대책을 내놨습니다.

    업계 자율이긴 하지만 앞으로 화장품 업체들은 시내 면세점에서 파는 화장품에 '면세용'이라는 표시를 해야 합니다.

    국산 화장품 면세점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이미 지난달부터 스티커를 붙이거나 스탬프를 찍는 방식으로 일부 제품에 면세 표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국내 불법 유통'을 근절하자는 근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매출에 타격이 있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아모레와 LG생건의 화장품사업 전체 매출 중 면세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특히 지난해 면세점 화장품 매출 순위 1·2위 브랜드는 '후'와 '설화수'로, 이들 고가제품에 면세 표시가 될 경우 제품 이미지나 상품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입니다.

    고급 브랜드 면세 화장품의 '큰 손' 따이궁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변수입니다.

    당초 LG생건이 '후'와 같은 고가 라인에는 면세 표기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후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따이궁의 매출을 의식한 조치였다는 분석입니다.

    스티커 부착 등 추가 공정에 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재고 관리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점도 매출엔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인터뷰>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

    "라인을 두개로 쪼개서 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아예 수출용과 면세용으로 나눠서 생산해야 한다. 재고관리 같은 것을 두번을 해야하는 거고..."

    관세청은 업계 자율 시행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현장인도제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 현장인도가 제한되면 면세점 매출 급감은 불보듯 뻔합니다.

    <인터뷰> 면세업계 관계자

    "일단 면세점 매출액에 영향이 있다고는 보여지는데 그 규모는 가늠되기 어려울 것 같다. 시장상황은 제도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에..."

    면세점 유통 정책의 변화에 화장품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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