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손댄 두 엔지니어의 절규 "우릴 해방시켜주세요!" [TMI특공대]

김종학 기자

입력 2019-05-10 17:45   수정 2019-05-11 06:54

    《어디든 달려가는 별별 기자들! TMI특공대는 현장의 기자들이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쓸모있는 정보를 전해드리는 체험형 영상 취재기입니다.》

    | 충전소 문의는 단톡방에?…수소차 지금 사도 될까(①충전편)

    | 전기차보다 나을까…유지관리 끝판왕은 '수소차'?(②정비편)

    수소차 오너들은 맑은 날 주말 아침이면 서울 양재 충전소가 문을 열기 전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선다고 합니다.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유일한 충전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충전기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운전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황당하게도 이러한 실시간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는 건 이제부터 이야기 할 카카오톡 대화방, 정확하게는 플러스 친구 채널이 전부입니다.

    대통령까지 나서 수소 시대가 온다며 수소차 타라고 그렇게 홍보하는데, 충전소 정보 하나 없이 어떻게 타고 다니라는 걸까요?

    이런 의문을 풀어줄 한 통의 메일이 내포충전소에서 허탕을 치고 온 며칠 뒤 제작진에게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국 수소충전소 실시간 현황 운영자입니다.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운영중입니다.

    현재까지 운영 이야기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고장난 충전소 현황, 현재 이용가능한 충전소, 대기차량수, 문자 응대도 가능하다니.

    그런데 앱도 아니고 카카오톡 단톡방으로 이른 새벽에 질문해도 바로 답변 받을 수 있다는 말일까요?

    제작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수소충전소 대화방 운영자는 최기연(34세) 씨와 김승현 (32세)씨.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H사에 다니는 선후배 엔지니어들입니다.

    “(챗봇 대화방이) 말이 실시간이지 저희가 다 수동이에요. (충전소마다) 전화하고, 연락오면 공지올려드리고 하는 건데.."

    "저희가 다 직접 연락을 했습니다. 전국의 충전소 사업자들에게 다 전화해서 현황을 물어봤고 도움을 받고 있는 거예요"

    두 사람이 수소 충전소 정보를 묻는 이용자들에게 메시지로 알려줄 때 마다 10원씩 내야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느라 주말엔 마음껏 쉬지도 못하는데, 회사 눈치까지 봐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충전소 사업자들을 하나하나 설득해 동참시키려던 시점에 수소앱을 개발하려던 창업 프로그램에서 탈락했다고 통보 받았어요"

    "원래 저희가 네 명이었어요, 처음에. 그런데 두 명은 현업으로 갔고..저희만 남아서 눈물 쥐어짜면서 운영하는 상황이에요”

    "저는 주말이 가장 스트레스 거든요. 다 직장인이잖아요. 그런데 퇴근을 해도 퇴근 한 게 아니고.. 충전소 연락오면 공지 올리고 이런 생활이 반복돼요“

    정부가 만든 민관 협의체에서 제공하는 수소충전소 정보도 딱 하나 있긴 합니다.

    그런데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에서 제공하는 수소충전소 현황에는 수소가스 용량이나 대기 차량같은 정보는 없고, 위치와 가격, 연락처뿐입니다.

    그나마 이런 정보도 한 달에 한 번 업데이트하다보니 새로 지어진 충전소 정보도 제때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고선 수소차를 타라고 하니, 답답한 엔지니어들이 직접 나서게 된 거죠.

    두 엔지니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퓨얼셀 파트십, 유럽의 넬 등에서 제공하는 거창한 서비스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한국의 수소 충전소마다 기본 정보만 공개할 앱만 개발한다면 운전자 모두가 편해질 일이죠.

    그런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줄 알았던 공공기관들은 황당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광주와 창원 충전소가 정부 기관에서 투자한 거예요. (오래돼서) 고장이 잘 나는데... 누가 되는 걸 전국에 알리기가 부담스럽다고 하는 거죠"

    수소차 오너들이라면 고장난 충전소가 어디인지, 대신 찾아갈 충전소는 어디에 있는지,

    충전 잔량은 충분히 남았는지. 이정도 정보만 알아도 더 편하게 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저희는 손 털면 끝이에요, 손털면 끝인데..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거예요.

    이 산업 잘돼야 하잖아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한 몸 바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두 사람만큼 전 세계 충전소 정보, 한국 내 네트워크를 확보한 팀도 드물겁니다.

    정부도 관련 업계도 수소차부터 수소 연료전지 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라면,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도 함께 키워야 하는 것 아닐까요?

    디지털뉴스부 김종학 기자(jhkim@wowtv.co.kr), 산업부 배성재 기자(sjbae@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