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에 자수한 성폭행범…자수 이유가

입력 2019-04-28 21:56   수정 2019-04-29 10:29

살길 막막해..."죄질 매우 불량"

20대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범행 21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았다.
범행 후 해외 도피 행각을 벌이던 이 남성은 살길이 막막해지자 스스로 수사기관을 찾아왔고, 법원은 자수한 점을 일부 참작해 형벌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은 진정한 의미의 자수로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 치열한 법정 공방 2라운드를 예고했다.
청주지법 형사11부(소병진 부장판사)는 28일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57)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 씨에게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 씨는 공범 B 씨와 함께 1998년 2월 17일 오전 1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의 한 도로변에서 길 가던 여성 C(당시 22세) 씨를 강제로 차량에 태워 납치한 뒤, 인적이 뜸한 시골 지역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C 씨를 곧바로 놔주지 않고 여관에 감금한 뒤 재차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C 씨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마구잡이로 폭행하기도 했다.
범행 후 오래지 않아 경찰에 붙잡힌 B 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징역 4년으로 감형됐다.
반면 A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베트남으로 도주했다.
A 씨의 도피 행각은 그가 올해 초 돌연 베트남 호찌민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수사기관에 연락해오며 21년 만에 끝이 났다.
불법체류자 신분인 A 씨는 현지에서 금융거래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았다.
그러던 중 최근 사실혼 관계의 현지 아내가 자궁암 말기로 숨지자 홀로 9살 아들과 살길이 막막해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후 아들은 아동보호센터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B씨가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용기가 나지 않아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할 수도 없었다"며 용서를 구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위험성, 피해 정도, 범행 후 21년간 이어진 도피 행각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뒤늦게지만 자수한 점과 공범 B 씨에게 선고된 형량과의 형평성을 일부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판결에 검찰은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항소했다. 앞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도망자 신세라 살길이 막막해 돌아온 것을 진정한 의미의 자수로 볼 수 없다"며 "공범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등 반성의 진정성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곧바로 잡힌 범인과 21년간 도망 다닌 범인을 똑같이 처벌하면 누가 도망가지 않겠느냐"며 "양형부당과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심 재판부에 다시 판단을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A 씨 역시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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