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의 대중화 자신있게 선언하다, 마리노블

입력 2019-04-16 16:26   수정 2019-04-23 15:03

밍크나 모피코트라 하면 일반인들이 입기에는 가격도 비싸고, 무게도 무거워 다소 부담스러운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런데 마치 캐시미어처럼 가볍고 저렴하며 관리도 손쉬운 모피가 있다면? 32년간 모피 외길을 걸어온 마리노블 김용구 대표는 바로 이런 기술을 개발한 모피계의 ‘발명가’로 불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모피 회사에 입사한 김 대표는 모피의 매력에 빠져 1994년, 25세의 나이에 ‘에덴 어패럴’을 창업했다. 청년 사업가인 그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준 것은 사람들의 칭찬이었다. “제품에 대해 칭찬을 받으니 자신감이 늘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쁘게 일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원천 역시 아낌없는 칭찬에 있다는 것이다.



모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꾼 그의 혁신적인 기술은 미세한 마이크로 펀칭으로 그물 모양을 만들어 면적을 늘리는 데 있다. 늘어난 모피는 한결 부드러워지며 옷으로 만들었을 때의 무게도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기능성 소프트 모피라고 부르는 이것은 사실상 세계 최초의 기술로 알려졌다. 기계 한 대가 100명이 일주일 동안 일할 분량을 단 10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생산부의 김태일 상무는 김 대표에 대해 “다른 사람이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하기 위해 사장님은 기계 개발에만 10년의 시간을 투자했다”며 “해외 수출을 통해 우리 회사가 대한민국 모피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연구 개발이 곧 삶의 재미이면서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희망이라고 말한다. 소비자들에게 가계소득이 줄어도 밍크를 사입을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게 그가 연구 개발에 몰두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마리노블은 지난 2009년 프랑스 파리와 중국 상해, 심천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2015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피 판매 및 쇼룸 공간을 오픈했다. 모피를 거래하고 전시하는 일종의 국제무역센터인 셈이다. 중국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샘플들을 하나씩 들여와 4~5월경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모피를 한국에 공급하고 싶다는 외국 업체들은 다수 있는 반면 유통 채널은 미비한 것이 현실”이라며 “러시아나 밀라노, 홍콩에 있는 전문 쇼핑 단지와 전시장을 한국에도 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 이 공간은 전문 도소매업체와 글로벌 무역까지 커버하는 전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국제모피무역센터로 운영될 계획인 마리노블 전시장에는 디자인만 2000여 가지에 이르는 제품이 들어올 예정이다. 소비자와 바이어, 디자이너들은 밀라노 페어나 프리미에르비죵 후즈넥스트(파리 패션 페어) 등을 가지 않더라도 수시로 신상품을 확인하며 판매와 각종 검수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연구를 취미로 삼는다는 김 대표는 모피를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는 장롱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강한 열로 밍크를 살균하는 장치를 마련하는가 하면 자외선 살균 장롱도 만들었다. 굳이 장롱에까지 신경쓰는 이유는 마리노블 상품의 이미지를 알리는 동시에 쾌적하며 보관, 관리가 쉬운 건강한 밍크를 제공하겠다는 신념 때문이다.

물세탁이 불가능한 밍크를 빨아 입을 수 있도록 가공하는 방법도 그가 개발한 기술 중 하나이다. 코팅 밍크는 물을 부어도 문제가 없는 저렴하고도 관리가 편한 밍크로, 생산 기술 기계화작업이 접목됐다. 홍보팀 강선영 팀장은 그를 “모피의 선구자”라고 부르며 “모피는 관리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눈비를 맞아도 멀쩡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축성 좋고 가벼운 스판 모피가 보급되면 굳이 한겨울이 아니더라도 모피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리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50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모피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1조 원에 그친다. 하지만 스판 모피 기술이 더해지면 기온이 따뜻한 나라에서도 모피를 입을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거래처인 SF패션 코리아 고희원 대표는 “김 대표님은 어찌 보면 과학자에 가까운 면모가 있어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다른 업체와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기술에 특히 신경을 쓰게 된 계기는 영어 문제 때문이었다고 한다. 수출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남이 만들지 못하는 특허 상품에 매진하기로 한 것이다.

김 대표의 또 다른 비전은 모피의 대중화이다. 우선 그는 디자이너가 새 제품을 내놓으면 모양을 꼼꼼히 체크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직원들을 북돋워주기 위한 칭찬도 김 대표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이다. 마리노블 제품의 중점은 가볍고 편하며 저렴한 데 있다. 접근성이 낮았던 모피를 보다 대중적으로 입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그의 목표이다.

상품기획 컨설팅 신영철 부장은 “밍크를 새롭게 재해석한 제품으로 관리도 전문점이 아닌 소비자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세계 시장에 나가도 손색이 없으며 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저렴하고 편안한 옷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경영컨설팅사업부 이서현 본부장은 마리노블의 특징으로 김 대표의 개발과 노력으로 이뤄진 대중성을 꼽는다. 그리고 원단을 가공해 수출하는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함을 차별점이자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마리노블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모피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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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경영지원본부 이사 이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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