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바이오 신흥 갑부①…서울대 교수 출신 CEO, 코스닥 누빈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2-21 17:24   수정 2019-02-22 09:06

20일 코스닥시장에 자궁경부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셀리드가 상장했습니다.
거래 첫 날 셀리드는 공모가 3만 3,000원보다 크게 오르면서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최근 셀리드를 비롯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학교수 출신들이 많습니다.
한 15년~20년전쯤 우리나라에서도 `CEO 주가`라는 말이 유행했고, 삼성그룹은 CEO평가 항목에 주가를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투자하는데 있어 CEO를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알투바이오에서 대학교수 출신인 코스닥 바이오업체 CEO들의 호구 조사(? 나쁜 말로는 신상털기)를 해봤습니다.
단연 서울대학교 교수 CEO들이 많았고, 서울대학교 역시 주식시장 큰 손(?)이었습니다.
▲ 창업 1세대 서울대학교 교수 출신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운데 현직(또는 전직) 서울대학교 교수가 최고경영자(CEO)이거나 이사회 의장, 창업자인 곳은 마크로젠과 바이로메드, 비피도, 셀리드, 강스템바이오텍, 툴젠(코넥스 상장) 등입니다.
또, 현직 대학교수이거나 교수 출신 최고경영자 기업은 신라젠, 메디포스트, 메디톡스, 제넥신, 바디텍메드, 바이오톡스텍, 티앤알바이오팹, 오스코텍, 파미셀 등입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만 합쳐도 20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서울대학교 교수 출신 CEO들의 호구조사(?)를 시작해 볼까요?

▲ `영국 신사` 스타일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서울대 의과대 70학번, 의과대 교수>…신창재 회장·서창석 병원장도 후배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의학 연구소장으로 한국바이오협회(협회장)도 이끌고 있습니다.
서 회장은 홍차 브랜드 가운데 다즐링(히말라야 산맥의 네팔 동쪽에 있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홍차 일종)을 즐겨 마시고 채식주의자(vegetarian)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할 당시 `다즐링` 나와서 `재준둥절`했던 기억이~~실제 인터뷰하거나 취재할 때 만나면 `영국 신사`의 느낌이 강합니다.>
마크로젠은 서울대 의과대와 유전체(유전자+염색체) 관련 사업 협력이나 연구가 비교적 활발합니다.
지난 1월 마크로젠은 서울대학교병원과 `약물유도 유전자 가위(크리스퍼 캐스 9) 재조합 벡터 기술`을 독점 도입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서울대 의과대 72학번이고,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서창석 현 서울대병원 병원장이 79학번입니다.

▲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 <서울대 미생물학과 78년졸, 미생물학과 교수 역임>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중인 유전자세포치료제인 `VM-202 PDN`을 개발중인 바이로메드의 김선영 대표는 지난해 8월까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아무래도 `VM-202 PDN`의 글로벌 임상3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전념하기 위해 교수 자리에서 물러났는데요.
김선영 대표는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장 시절에 쌓은 유전자치료제 관련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한 국내 최초의 학내 벤처기업 1호입니다.
본사는 서울대학교내 언덕배기 근처 자연과학대학 기초과학연구동(203동)에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겨울철 서울대학교 정문에서 바이로메드까지 걸어갔다가 동사(凍死)할 뻔 했습니다.-`서울대 3대 바보 인증`>
(참고로, `서울대 3대 바보`는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려서 정문까지 걸어가는 것, 고등학교때 학교에서 공부 1등한 것 자랑하는 것, 학교 축제 가는 것입니다.)
회사측은 오는 5월 당뇨병성신경병증(DPN) 유전자 치료제 `VM202-DPN`에 대한 임상3상을 완료하고, 늦어도 8월에 임상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바이로메드는 `VM-202`의 임상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으며, 현재 507명의 환자를 모집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지근억 비피도 대표 <서울대 73학번, 식품영양학과 교수>
`지근억 비피더스`로 알려진 건강기능식품업체인 비피도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 역시 지근억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입니다.
지근억 대표는 유산균인 비피더스를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고 있는데요.
지근억 대표는 제품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것에 대해 `그만큼 자신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비피도는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인 `비피더스균`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는 업체로,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113억원과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근억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일반 상장으로도 충분히 상장요건을 갖췄지만, 일반 상장을 안하고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회사측은 "독자적인 `BGN4`(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와 `BORI`(비피도박테리움 롱검) 균주를 활용해 향후 아토피피부염과 과민성 장증후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현재 비피도는 가톨릭대 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임상시험(동물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강경선 강스템바이오텍 이사회 의장 <서울대 수의과대학 82학번, 수의과대 교수>
강스템바이오텍을 설립한 강경선 이사회 의장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입니다.
서울대학교 제대혈줄기세포응용사업단 단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표 사건인 `황우석 박사` 사태와도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기는 합니다.
줄기세포업계에는 라정찬 네이처셀(구 알앤엘바이오) 대표와 대학교 동기동창입니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는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 열심히 받고 있는 중입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강경선 교수가 알앤엘바이오(현 네이처셀) 자문교수를 역임하는 등 라정찬 회장과 한때 `동지`였지만, 강경선 교수가 벤처기업인 강스템바이오텍(구 강스템홀딩스)를 설립하면서 소원해졌다는 말들도 많습니다.
당시 알앤엘바이오에는 서울대학교 수의과학대 교수들이 사외이사로 많이 선임되기도 했습니다.
윤정희 수의과학대학장과 박용호 수의과학대학장이 사외이사와 감사로 활동했으며, 강경선 이사회 의장 역시 2006년 알앤엘바이오 사외이사로 재직했습니다.
이 3분은 얽히고 얽힌 관계가 많아서 이 쯤에서 정리정돈합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인 제약사인 동화약품과 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화장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의 공동개발과 사업화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외형을 넓히고 있습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2017년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인 `퓨어스템 에이디’(주)에 대한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습니다.
이 치료후보물질은 임상2b상 시험을 완료한 후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조건부허가를 신청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아토피피부염을 조건부허가 대상인 `비가역적 질환`이라고 볼 수 없다"고 결정하면서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 강창률 셀리드 대표 <서울대 약학과 73학번, 약학과 교수>
2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단숨에 시가총액 5,000억원대 반열에 오른 셀리드는 자궁경부암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입니다.
셀리드는 지난 2016년 4월 HPV 16형 또는 18형에 양성인 자궁경부암 환자 가운데 표준치료에 실패한 다발성 전이를 가진 진행성 또는 재발성 환자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신약후보물질(BVAC-C)의 단독 투여와 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하이캄틴(성분 토포테칸)과의 병용투여를 진행하는 임상1상과 임상2상a 시험을 신청했습니다.
임상시험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국내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진행중입니다.
강창률 셀리드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이며, 2000년초 `게놈프로젝트`(지놈프로젝트) 열풍이 불 당시 게놈 연구전문 벤처기업인 `팬제노믹스`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도 참여했으며, 메디슨(현 삼성메디슨), 새롬벤처투자(옛 새롬기술, 현 솔본 자회사)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셀리드는 아미코젠과 녹십자셀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로 인해 셀리드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미코젠과 녹십자셀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 김진수 툴젠 최대 주주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역임>
세계적 유전자가위 연구 권위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도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이로 인해 재단법인 서울대학교 발전기금도 툴젠 주식을 10만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김진수 단장의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캐스 9`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툴젠의 최대주주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서울대학교 교수 재직 당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원천기술의 특허권을 툴젠에 헐값에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풍파가 일었는데요.
툴젠 최대주주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지분 21.3%)이 서울대학교와 나눠야 할 특허권을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툴젠으로 이전시켰다는 문제가 터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는 현재 감사를 진행중이며, 툴젠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이 이뤄졌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김진수 단장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툴젠의 코스닥시장 상장도 결국 물거품이 됐습니다.
이전 상장이 불발되면서 툴젠에 투자한 바이오 벤처캐피탈들도 이 때문에 속을 좀 썩기는 했습니다.
▲ 서울대학교, 알고 보니 주식시장 큰 손(?)…상장사 30여곳 투자
재단법인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은 학내 교수들이 창업하거나 연구 성과를 상업화할 경우 출자기업에 대한 주식 기부등을 수령하게 됩니다.
툴젠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서울대에 유전자교정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기술이전 대가를 지급하는 것과 별도로 2011년 12월 28일 서울대 발전기금에 툴젠의 보통주 10만주를 무상으로 증여했습니다.
툴젠의 20일 주가가 8만 5,2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측은 약 85억원 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마크로젠 주식 10만주도 보유하고 있는데요.(전일 마크로젠 주가가 3만 5,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35억원의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 서울대학교(발전기금)은 LG상사, 현대건설, CJE&M, 포스코켐텍, 한솔제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진성티이씨, 시노펙스 등의 30여개 종목의 주식도 조금식 보유하고 있습니다.(물량 조심하세요~~)
다음 번에는 서울대학교가 아닌 다른 대학교 교수 출신 CEO들에 대해 자세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상기업은 신라젠, 메디포스트, 메디톡스, 제넥신, 바디텍메드, 바이오톡스텍, 티앤알바이오팹, 오스코텍, 파미셀, 녹십자셀 등입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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