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다한 이야기] 8천명 뽑던 현대차 "공채 없다"…취준생 '날벼락'

입력 2019-02-19 07:00   수정 2019-02-19 11:14


현대자동차그룹이 창립 52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없애기로 했다. 대신 직무 중심의 ‘상시 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전환한다. 10대 그룹 중에서 대규모 공채를 없앤 건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대기업 정기 공채의 포문을 열어왔다. 채용 규모도 연간 8,000명 수준에서 진행됐다.
사실 현대차그룹의 상시 채용 전환 분위기는 최근 몇 년간 조금씩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채용부터는 공식적으로 상·하반기 공채 외에 연구개발(R&D), 플랜트, 신사업전략, 경영지원, 국내영업 등 다섯 가지 부문에 대해 상시 채용 채널을 실시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인적성검사(HMAT)에서 역사에세이를 폐지한 데 이어 올해 공채 폐지를 선언하며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대졸 공채 시장의 ‘큰손’인 현대차그룹의 파격적 행보에 취업 준비생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현대차 상시 채용, 타기업으로 확산 전망… 취준생 ‘막막’
취업 준비생들, 특히 이미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상시 채용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채용 인원이 줄고 취업 준비 과정이 복잡해져 일자리를 구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취업준비생 A씨는 “공채 때는 채용 규모를 예측할 수 있었는데, 상시 채용이 되면 기업이 필요에 따라 채용 인원을 정하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수시 채용에서 공채만큼 인력을 뽑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는 푸념도 덧붙였다.
취업 전략을 수정해야한다는 점도 취준생들에게는 부담이다. 반도체 분야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준생 B씨는 “겨울 방학동안 현대차 상반기 인적성 시험을 준비해왔는데, 당장 현재 모집 중인 신입 채용 전형에서도 HMAT가 사라졌다”며 “그동안은 정해진 공채 시즌에 맞춰 시험을 준비하고 필요한 스펙을 쌓아왔는데, 상시 채용은 언제 어떤 직무의 공고가 나올지 불확실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직무 경력이 더욱 중요해진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B씨는 "부서별로 필요에 따라 채용을 진행하는 만큼 직무 경력이 더 중요해질 텐데, 경력 없는 지원자들은 더욱더 합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 역시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상시 채용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C대학교 학생인재개발팀장은 “삼성, SK 등도 현재 특화된 직무에 대해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현대차그룹의 상시 채용 행보가 기업들에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은 이에 대비해 단순한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가 아닌, 직무에 맞춰 세분화되고 긴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기업들의 상시 채용에 대비한 프로그램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D대학교 인재개발원장은 “직무와 관련한 인턴 경험과 교육 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만큼, 대학 내 커리큘럼도 직무 중심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며 “채용공고도 상시 올라올 것으로 보여 학교와 학생이 모두 관련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정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업 중심의 취업’이 아닌 직무 중심의 진로 플랜을 세워야
하지만 상시 채용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상시 채용 방식에서는 지원자가 미리 희망 직무를 선택해 지원하기 때문에, ‘묻지마’식 지원으로 입사해 원치 않는 부서에 배치되고 직무가 맞지 않아 퇴사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기존 정기 공채 방식에선 인력 규모를 사전에 예상해 정해진 시점에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상시 채용은 각 부문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연중 상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지 채용 방식을 바꾸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채 폐지는 채용 규모 변화와는 관계가 없고 인재 확보 및 배치 효율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이에 따라 정기 공채 폐지 후에도 기존 채용하던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가 중시되며 앞으로 점점 인력이 필요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취준생들의 취업길이 더욱 막막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취준생들은 특정 기업의 채용을 막연하게 기다리기보다 꾸준한 직무 중심의 진로 설계를 통해 자신만의 진로 플랜을 세워 놓고 직무 관련 경험을 쌓아나가는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예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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