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에만 있던 '기묘한 물질',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입력 2019-01-21 21:23  


이론으로만 예측했던 `기묘한 물질`(Exotic matter)이 국내 연구진 손에 의해 활자 밖으로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박제근 부연구단장(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팀이 정현식 서강대·박철환 서울대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기묘한 물질 특징을 세계 최초로 실험으로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기묘한 물질은 학술적으로 2차원 `XY 모델`에서 발견된 위상학적인 상태를 일컫는다.
기존 상전이로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소용돌이·반소용돌이 들뜸을 가진다.
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려면 자성 상전이라는 개념부터 파악해야 한다.
상전이는 물질 한 상태가 다른 상태로 변하는 현상이다.
고체가 액체로,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것과 같다.
자성 상전이는 특정 온도 이상에서 자성을 잃어버리는 상태를 말한다.
예컨대 주변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자석을 가열해 온도를 매우 높이면 자성을 잃고 보통 쇠붙이처럼 변한다.
학자들은 자성 상전이를 입자들 사이 상호작용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3가지 모델을 만들었다.
그중 XY 모델은 가장 독특한 특성을 가져 학계 주목을 받는다.
XY 모델은 원자 스핀이 2차원 평면 위에서 시곗바늘처럼 360도의 방향성을 가진다는 이론이다.
1970년대 처음 제시됐으나, 실험적으로 구현한 사례는 드물다.
단원자 두께의 얇은 자성 물질을 구현하는 게 힘든 데다 얇은 물질이 가지는 미세한 자성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삼황화린니켈을 이용해 단일 층 자성 물질을 만들었다.
삼황화린니켈은 층상구조를 가진 물질로, 점착(粘着) 테이프를 반복해 붙였다 떼어내면 원자 한 층 두께 시료를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미터)급 두께를 가진 시료 자성 관찰에는 라만 분광법이 활용됐다.
원자층 개수에 따른 자성 변화를 살핀 결과 수 원자층 두께 시료에서 보이던 자기 상전이는 단일 원자층 시료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덩어리(bulk) 형태의 삼황화린니켈은 155K(영하 118.15도) 이상 온도에선 반강자성 정렬이 풀리는 자성 상전이 현상이 생겼다.
2개 층으로 이뤄진 시료 역시 유사했다.
이와 달리 단일층 시료는 실험에서 측정한 가장 낮은 온도인 25K(영하 248.15도)에서도 자성 상전이가 없었다.
`XY 모델을 따르는 물질을 2차원 소재로 제작했을 때 자성 상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박제근 IBS 부연구단장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달을 관측하는 도구를 개발해 지동설이란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낸 것처럼, 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발견이 이뤄진다"며 "이번에 2차원 원자층 물질 자성 현상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이날 오후 7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공동연구팀은 앞서 2016년 자성 상전이 현상 3가지 모델 중 아이징 모델 자성 상전이 현상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앞으로 하이젠베르크 모델 검증까지 마치면 2차원 자성 물질이 갖는 모든 비밀을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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