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도전…싸움 거는 다윗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1-17 13:22  

최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제약은 물론 바이오업계에서도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직전인 지난 4일 셀트리온은 기자 간담회와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물론 저도 참석해서 조용히 염탐(?)을 했습니다.
여기에서 셀트리온의 중장기 전략도 소개됐습니다만, 기사에서는 2020년말 은퇴한다는 소식이 더 크게 다뤄진 게 사실입니다.
간담회에서 제가 주목했던 것은 서정진 회장이 은퇴를 하겠다는 말보다 해외 직판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알투바이오에서 집중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상당히 어려운 미션에 도전장 던졌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시장 직판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바이오는 물론 제약업계에서도 누구도 던져보지 못한 화두입니다.
현재 투자자들이나 제약, 바이오업계 CEO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신약개발, 기술수출(라이선스 IN/OUT)인데요.
해외시장에서 직접 판매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은 사실 우리나라 제약, 바이오기업들의 역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제약사들은 대부분 현지 제약사, 바이오파마 등과 제휴해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웅제약, 보령제약, 녹십자, 동아제약, JW중외제약, 종근당 등 상위 제약사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해외에 현지 법인 일부를 설립해서 의약품을 유통하거나 해외 판매망과 제휴해서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도 유럽시장에서 먼디파마나, 미국시장에서 화이자, 이스라엘 테바 등과 판매 제휴를 하고 있죠.
▲ 화이자·GSK·AZ(아스트라제네카)의 사례
그렇다면, 다국적 제약사들의 해외시장은 어떠한 지도 봐야겠죠.
글로벌 제약 1위인 화이자의 경우 175개 시장(market)에 진출해 있고, 해외 법인은 물론 지사도 많습니다.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역시 영국과 미국, 벨기에, 중국 등에 R&D센터가 있으며, 36개국 89개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고, 종업원수만 6만명이 이르고 있습니다.
스위스계 노바티스도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약 11만 8천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의 차기 경쟁업체(비즈니스 모델)로 보고 있는 암젠이나 바이오젠 역시 글로벌 직원수가 1만명을 넘고 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의 사례에서 본다면 기본적으로 직원수(종업원수)나 제조시설, 유통 마켓의 CAPA(캐파, 능력)은 소위 `넘사벽`입니다.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이나 동아제약, 한미약품의 직원수는 한 회사당 2,000명이 되지 않습니다.<물론 연구개발자 및 유통 모두 다 합해서 말이죠.>
분명 이러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동향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서정진 회장이 본 기회는 무엇일까요?
기자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네덜란드 주재원이라는 직책으로 세계 몇 십 개국의 영업 현장을 누비며 해외 제약 영업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거의 유럽시장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때도 영상 전화로 참석했죠.>
서 회장은 지난해 3월 초 출국해 2개월 가까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물론 스위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총 10여개국을 순회하며,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직접 진두지휘했습니다.
주요 병원의 핵심 의사(Key Doctor)들과 주요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시장 반응과 니즈를 파악하는데 전력투구했습니다.
▲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이 꺼낸 카드
지난해 말부터 셀트리온의 해외 직접 판매에 대한 얘기가 흘러 나왔습니다.
현재 셀트리온의 구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 의약품시장은 대부분 경쟁입찰 시장입니다.
즉, 대형 병원들이 의약품 수요에 대해 공고를 낸 후 입찰 과정과 프리젠테이션(발표) 등을 통해 낙찰 계약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경쟁업체들의 동향 파악도 상당히 중요한 것이죠.
지난 번 다국적 제약사인 애브비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가 나오자, 북유럽국가인 노르웨이 입찰에서 가격을 80%까지 할인해서 입찰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소위 메이저 국가에서는 이런 입찰 절대 못합니다.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에>
그래서 물어 봤습니다. 어떻게 하실건데요?
현재 셀트리온의 유럽에서 허가된 약은 총 3개(램시마SC가 나올 경우 4개)입니다.
유럽시장에서 전체를 커버해도(입찰시장 커버) 200명~300명 정도만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물론 공동 기능인 품질 관리와 물류(배달, delivery), 서비스센터 기능은 하나로 묶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통 의약품은 생산->배달(수송체계, 병원 또는 약국)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상반기까지 유럽에서 총 11개 법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물론 현재 헝가리, 네덜란드 등의 법인은 설립돼 있습니다.)
또, 중국 합작법인 설립은 물론 아시아지역에서도 해외법인 구축에 나설 계획입니다.
▲ 테스트 베드(Test Bed)로 부상한 `램시마SC`…투 트랙 전략
셀트리온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램시마SC제형(피하주사제)에 대해 직판 체제로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램시마SC가 `테스트 베드`가 된 셈이죠.
현재 해외 유통기업들과의 전략적 마케팅 제휴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제형인 램시마SC를 가지고 직판 체제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램시마SC는 현재 판매중인 램시마와 같은 성분의 종양괴사인자(TNF-α)억제제로 정맥주사(IV)가 아닌 피하주사 제형으로 출시되는 제품입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로 향후 레미케이드 뿐만 아니라 휴미라, 엔브렐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36조원이 넘는 TNF-α 억제제 시장까지 모두 침투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셀트리온의 고민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유럽시장에서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의 제품이 들어오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은 물론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과의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유통기업에 판매수수료를 주고(보통 35%~45% 전후입니다. 우리나라 CSO<제약 영업대행업체>의 수수료도 평균 30%~35%입니다.) 제품 가격 인하하면 이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장기판에서 차 떼고 포 떼고 두면 이기기 어렵죠.<저는 `卒`로 승부하라고 기자 후배들에게 시키겠습니다.>
향후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올 경우 가격 경쟁은 치열해 질 것이고, 이로 인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수익구조의 압박이 커질 수 있습니다.
최근 트룩시마 가격 인하 문제가 셀트리온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로 확산된 것은 사실입니다.

▲ 노바티스·화이자·산도스·암젠이 가진 것
그런데, 바이오시밀러 경쟁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죠.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노바티스, 산도즈, 암젠, 화이자, 일라이릴리, 밀란(바이오콘) 등은 기본적으로 다국적 제약사로 유통망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노바티스, 화이자, 암젠 등은 글로벌 유통망과 직판 체제를 가지고 있는데,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셀트리온이 던진 승부수일 수 있습니다.
서정진 회장은 2020년말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해외 직판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나라 바이오기업들의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판로의 디딤돌`(고속도로)가 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바이오기업들은 신약개발과 기술수출에 열 올리고 있지만, 제품을 어떻게 판매할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들이 없습니다.
`그냥 뭐 나중에 해외 유통사와 판매 제휴하지` 정도로 생각하는 바이오기업 CEO들 많습니다.(`표본실의 청개구리` 스타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끝난 후 참가했던 기업들 주가를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물론 셀트리온 주가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외국인이건 기관 투자가이건 실적 우려를 많이 생각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와 글로벌 제약사, 빅 파마들은 어떻게 받아 들일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도전도 `도전`이지만, 향후 결과도 상당히 궁금한 게 사실입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 3개의 바이오시밀러(램시마/허쥬마/트룩시마) 시판 허가를 받은 저력이라면..
다윗(셀트리온)과 골리앗(글로벌 빅 파마)의 싸움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윗이 지지는 않았습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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