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의 역주행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1-03 15:40   수정 2019-01-03 17:31

국내 토종신약으로 뭇남성들의 사랑을 받아 왔던 이른바 `해피 드럭`(Happy drug)인 자이데나(성분 유데나필)가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왠지 20년전 사랑받던 유명 가수의 컴백 무대와 같은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자이데나의 변신에 대해 여러가지 궁금증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 하나하나 풀어보면서 과거와 현재를 집중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작품-자이데나
2017년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60년동안 지켜왔던 경영 현장을 떠났습니다.
동아제약을 제약업계 1위로 이끈 박카스를 비롯해 `써큐란`과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위염치료제인 `스티렌` 등의 제품명이 강신호 명예회장의 작품이라는 것은 제약업계에 이미 알려진 내용입니다.
2005년 자이데나가 출시된 후 제약업계에서는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대세였는데, 국내 토종신약인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국산 신약 10호)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비아그라의 성분은 `실데나필시트르산염`, 자이데나의 성분은 `유데나필`인데 둘 다 성분은 비슷합니다.
염을 바꾼 것이죠.
이후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비아그라와 자이데나의 양대 싸움판(?)이 됐습니다. <일라이릴리의 시알리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시알리스가 나오면서 3강 체제가 됩니다.(골라 먹는 재미?.. 당시 대웅제약이 릴리의 `시알리스`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의 기업 탐방이 많았다는 전설이~~ )
▲ 약물 부작용에서 탄생한 비아그라
그런데, 비아그라 역시 탄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비아그라는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습니다.
정확하게는 심장질환에 도움이 되는 혈관확장제로 개발됐는데, 고혈압치료제로는 부적격한 임상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런데, 일부 시험자 중에서 발기가 되는 부작용이 발견됐습니다.
화이자는 결국 발기부전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틀었고, 오랜 임상시험을 거쳐 1998년 `비아그라`를 출시했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 자이데나 : 동아팜텍 = 유데나필 : 메지온 (비례식)
최근 메지온은 유데나필에 대해 폰판 환자 수술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이력을 추적하면 재미있는 사실이 많습니다.
메지온은 2012년 당시 동아팜텍이라는 사명으로 상장합니다.
당시 지분은 동아제약이 33.7%, 박동현 현 대표가 14.4%, 동아제약 특수관계인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사실상 독립 경영을 하고 있었고, 동아쏘시오는 지분 제휴 정도로만 보유하고 있었다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2015년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분을 정리하면서 박동현 현 대표가 실질적인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죠.
사명도 2013년 메지온으로 변경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이데나의 경쟁 의약품들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복제약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게 됩니다.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제조 판매업체인 동아에스티 역시 자이데나 가격을 크게 낮춥니다.

이로 인해 메지온의 경영실적도 부진을 겪게 됩니다.
메지온은 2016년 영업적자 72억원, 2017년 영업적자 168억원, 2018년 3분기 누적 영업적자 162억원를 기록했습니다.
회사의 경영 부진을 타계하기 위해 메지온은 백방으로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유데나필을 기반으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지역에서 발기부전(Erectile Dysfunction, ED),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e Hyperplasia, BPH), 단심실증환자(SVHD, Single Ventricle Heart Disease)치료제 (일명 폰탄수술환자 치료제)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서도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메지온은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단심실증 수술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대함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 메지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의 임상시험 위탁 관리 기관(NERI)과 폰탄(Fontan) 수술 환자 치료제 개발 계약 체결했습니다.
▲ 유데나필, 재미있는 `거꾸로` 임상시험
자이데나(유데나필)는 국내 신약으로 출시될 당시 50mg과 75mg, 100mg, 200mg 등으로 출시됐습니다.(식약처 허가 사항)
그런데 폰탄 수술 환자 치료제로 개발중인 유데나필의 용량은 87.5mg로 임상시험이 진행중입니다.(퐁당퐁당 느낌이 들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메지온은 2016년 12월 국내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병원과 심장전문병원인 메드렉스 세종병원 2곳에서 `폰탄 유데나필 운동능력 종측 연구`에 대한 임상3상 허가를 받았습니다.(다국가 임상 환자 포함시 총 400명, 미국 27개 병원, 캐나다 1개 병원 참여)
식약처 허가 당시 신약후보물질에 붙이는 태크(넘버링) 역시 자이데나 임상때 사용한 `DA-8159`를 씁니다.
유데나필은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서 사용법에 대해 경고문구를 넣었습니다.
1) 발기부전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의사는 환자의 심혈관 상태를 충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심혈관계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성행위가 권장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2) 좌심실유출폐색 (예: 대동맥 협착증 및 특발성 비후성 대동맥판 하부 협착증)이 있거나 혈압 자동조절능력이 심각하게 손상된 환자는 PDE5 저해제를 포함한 혈관확장제의 작용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등등
또, 투약에 대해 금기사항도 있습니다.
1) 심혈관계 질환 등을 포함하여 성생활이 권장되지 않는 환자 (예, 불안정성 협심증 또는 중증 심부전과 같은 중증 심혈관질환자)
2) 지난 6개월 이내 뇌졸중, 심근경색 또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의 병력이 있는 환자
11) 18세 이하의 환자 등
결국 심혈관계 환자나 심장 관련 환자에게는 투약하는 것은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메지온은 현재 심장수술(폰탄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투약하는 임상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폰탄 수술은 선천성 심장기형중 하나인 단심실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수술로, 우심방-폐동맥 우회술로 삼첨판(三尖瓣) 폐쇄증이나 단심실증에 대한 기능적 근치수술입니다.
대부분 12세~19세의 청소년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0도 다른 역발상의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키움증권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폰탄 수술환자 치료용 임상에 적용되는 유데나필은 출시후 희귀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가가 연간 6만 달러 이상으로 형성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환자가 1년간 1일 2회 정도 복용하는 비용으로 추산된 것입니다.(매일 자이데나 2알씩 먹는 1년 약값이라고 보시면 타당합니다.)
유데나필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의 적용으로 2019년내 승인과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입니다.
미국내 폰탄수술 환자 수는 약 3만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령대별 분포는 12세 미만 1만명, 12세 이상 19세 미만 1만명, 19세 이상 1만명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 다국적 제약사들의 임상 포기·철수한 전례
유데나필을 비롯해 실데나필, 타다라필 등은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저해제입니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실테나필(비아그라)도 폰탄수술을 받았던 28명의 소아과 청소년 단심실증 환자들을 무작위 분류한 뒤 각각 `비아그라` 20mg을 투약한 결과 나타난 운동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도 최종적으로는 임상시험을 철수했습니다.
임상3상 시험은 제약사들에게는 `마의 구간`입니다.
임상2상의 경우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보통 20명~30명) 시험을 하지만, 임상3상은 다수의 환자(기본 400명 전후)를 대상을 하기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들도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메지온은 지난 달 미국지역에서 개발중인 단심실증(SVHD)환자치료제 임상3상에 필요한 마지막 400번째 환자의 약물투여가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메지온이 다국적 제약사의 벽을 뛰어넘어 임상3상을 무사히 마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눈 크게 뜨고)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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