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 전체목록

금융위기 악몽 재연되나…내년 최대변수 '애프터쇼크'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18-12-24 09:51   수정 2019-01-02 09:13

2019년 세계 및 한국경제 대전망(1)


2019년 기해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해엔 올해 국민들을 짓누르던 경기 침체와 나라 밖 대형 악재가 잠잠해지길 바라보지만, 내년 역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2018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휘둘렀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이 미완성 과제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이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일정대로 유예기간을 갖고 있지만, 협상 진전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미·중 간 무역마찰이 햇수로 3년째를 맞는 2019년에 가장 우려되는 것인 세계가치사슬(GVC:Global Value Chain)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GVC란 ‘기업 간 무역(Inter Firm Trade)’와 ‘기업 내 무역(Intra Firm Trade)’로 대변되는 국제 분업 체계를 말하는 것으로 세계 교역과 경기를 좌우하는 개념이다. 글로벌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1990년대 이후 세계교역 증가율과 GVC 간 상관 계수를 추정해 보면 0.85에 이를 만큼 높게 나온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탄성치(세계교역증가율/세계경제성장률)에서 GVC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처럼 대외환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타격이 예상된다.


경기순환을 따져보면 2019년은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10년 동안 지속돼 왔던 세계 경기 장기호황이 끝나 침체 국면에 진입하는 시점이다.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세계 3대 예측기관은 2019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 경기는 2018년 3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진단과 예측으로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받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복합경기선행지수(CLI)를 보면 이들 3개 나라 모두 2018년 4분기 이후 ‘100’을 밑돌고 있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침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2020 대선’ 직전 분기인 2019년 4분기에는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던 전후 최장의 호황국면은 다음 회복 기회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어렵게 2%대에 진입했던 유럽과 일본 경제 성장률도 1%대로 퇴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세계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애프터 쇼크(After shock)’ 혹은 ‘애프터 크라이시스(After crisis)’ 문제다. 세계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하면 소득은 늘지 않고 빚은 단기간에 줄이기 힘들어진다.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誌를 비롯한 많은 기관이 2019년에 가장 경계해야 할 변수로 꼽고 있는 애프터 쇼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로버트 워더머, 데이비드 위더머, 신디 스피처가 공동 출간한 ≪미국의 버블경제≫라는 책에서 미국 경제는 부동산·주식·민간부채·소비지출·달러·정부 부채라는 여섯 개의 버블 기둥으로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애프터 쇼크의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가는 세계 경제의 과제인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낳게 한 구조`가 얼마나 변화(Paradigm shift)됐는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는 정부와 중앙은행에 의해 주도돼 왔으나 민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와야 애프터 쇼크의 충격을 완충시킬 수 있다.
세계 경기가 민간에 의해 자발적으로 성장하려면 소비와 설비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특히 민간소비가 일시적인 ‘부의 효과(Wealth effect)’보다 임금이 지탱해 줘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각국의 일자리 창출노력 등으로 양적 고용지표인 실업률은 속속 떨어지고 있지만 노동생산성이나 임금상승률 등 지 소비를 지탱할 수 있는 질적 고용지표의 개선 추세는 여전히 미약하다.
국수주의와 이기주의 움직임이 기승을 부리면서 국가 간 협력과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2019년 출발부터 카타르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다. 오는 3월 말에는 2016년 6월 이후 난항을 겪어온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고 영국이 유럽연합(EU)를 공식적으로 떠난다.
신흥국은 인구 대국인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나아지리아까지 합쳐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가 새 정부 구성을 위해 선거를 치른다. 2019년 4월에 치르는 인도 선거에서는 2014년 집권 이후 연평균 성장률 7% 이상의 경제성과를 바탕으로 니헨디라 모디 현 총리의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달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대선에서는 조코위 현 대통령의 연임은 낮은 경제성과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가장 관심이 되는 중국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마찰 부담에다 과다 부채·그림자 금융·부동산 거품 등 3대 회색 코뿔소 문제로 2019년 성장률이 6%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기관은 내다보고 있다.


한상춘 /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scha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