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큰 별이 졌다"…신성일 별세에 이순재·최불암 등 빈소 조문 행렬

입력 2018-11-04 22:03  


4일 세상을 떠난 배우 신성일의 빈소에는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고인의 영정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로 옮겨졌으며, 정오께 부인 엄앵란 씨를 비롯한 유족이 입장했다.
첫 조문객은 원로배우 최불암이었다. 오후 1시께 빈소를 방문한 그는 1시간가량 빈소에 머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최불암(78)은 "반짝이는 별이 사라졌다. 우리 또래의 연기자로서 조금 더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고인이 남긴 업적이 오랫동안 빛나기를 빈다"고 말했다.
최불암은 "신성일 배우는 굉장히 로맨틱한 존재였다"며 "쭉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아서 저희는 감히 엄두를 못 내는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이순재(83)는 "60년대 영화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거목이 한명 갔다. 이는 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며 "너무 일찍 간 것 같아. 조금 더 할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신성일씨가 주연, 나는 조연으로 작업을 같이했다"면서 "신성일씨 관련 작업은 많은 자료가 남아있어 후학에게도 좋은 교본이 될 것이고, 관계기관에서도 이를 홍보해 고인을 추모하고 아쉬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빨간 마후라`(1964), `폭군 연산`(1962) 등에 출연한 원로배우 신영균(90·신영균예술문화재단 명예회장)은 "(신성일씨는) 나보다 한참 후배지만, 저와 50년 이상 함께 배우 생활을 했다"며 평소 열심히 건강관리를 했는데, 이렇게 먼저 갈 줄을 몰랐다"며 슬퍼했다.
그는 "6개월 전에 폐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인연이 있는 공기 좋은 제주도에 내려와서 지내라고 했더니, 건강해지면 바로 오겠다고 했는데 끝내 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신성일씨는 청춘물·멜로드라마 위주로 출연했고, 저는 역사영화와 군사 영화에 많이 출연해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내가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하고, 그 회장직을 신성일씨에게 인계하면서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의욕적으로 활동한 사람"이라며 "배우뿐만 아니라 영화계를 위해 국회의원도 하고 후진 양성을 위해 감독도 했다. 그가 연출한 영화에 저도 주연으로 출연했다"고 떠올렸다.
신영균은 "배우라는 직업은 행복한 직업이다. 80년을 살다 갔지만, 영화 속에서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다. 짧은 인생이었지만 행복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천당 가서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배우 안성기는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빈소를 찾았다.
안성기는 "저에겐 특별한 기억이 있는 분"이라며 "제가 60년대 아역배우로 선배님과 활동했고, 그 모습을 지금까지 봐왔다"면서 "성인이 돼서도 80년대 좋은 영화 한 편을 같이 했다"며 고인과 추억을 되짚었다.
그는 이어 "지난봄부터 내년에 영화 한 편을 같이하기로 약속했고, 시나리오도 거의 완성됐다고 들었다"면서 "오랜만에 (선배님과) 같이 영화를 해서 기뻤는데 허망하게 가시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성일은 최근까지도 유명 사진작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소확행`(가제)을 준비 중이었다. 신성일이 직접 기획과 주연을 맡고 안성기, 박중훈 등이 합류할 예정이었다.
안성기는 "선배님은 60~70년대 지금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진짜 스타였다"면서 "그동안 무수히 많은 별이 있었지만, 그분의 별빛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범접할 수 없는 분이셨다"면서 "빛은 졌지만, 우리들 마음에는 그 빛이 오랫동안 함께하리라 생각한다"고 추모했다.
김수미는 "당신(고인)은 천생 배우셨다"며 "불과 한 달 전 통화했을 때도 `수미씨, 나 괜찮아` 이러시면서 굉장히 자신하셨는데,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배우 하라고 그러셨나 보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도 빈소를 찾았다.
김 전 이사장은 "고인은 부산영화제에 남다른 애정이 있어서 1회 때부터 올해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해줬다"며 "특히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내년 부산영화제에 내겠다는 말을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서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사람의 입장에서 그가 한국 영화사에 끼친 업적을 후세에 알리는 것이 하나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부디 영면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해룡 영화인원로회 이사장은 "불과 얼마 전 준비 중인 시나리오가 완성됐다고 같이 영화를 만들자고 했는데, 이 말이 유언이 돼 버렸다"며 "평생 톱스타의 긍지와 자존심을 버리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킨 것을 정말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선우용녀, 김수미, 박상원, 문성근, 임하룡, 이동준, 심양홍, 문희, 박정수, 조인성, 이동준, 한지일을 비롯한 배우와 배창호, 정진우, 이창동, 정지영 영화감독, 그리고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과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 방송인 임백천과 가수 인순이 등이 다녀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명박 전 대통령,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은 조화를 보냈다.
고인의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며, 오전 11시 서울추모공원으로 고인을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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