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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다한 이야기] "학점·스펙 안 봐요"…일본 기업, 韓 취준생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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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0-16 08:16  

[JOB다한 이야기] "학점·스펙 안 봐요"…일본 기업, 韓 취준생에 러브콜


지난 달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에서 열린 일본기업취업박람회를 다녀왔다. 이 박람회는 일본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 청년들이 면접을 보는 자리였다. 서류전형을 이미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이 진행되다보니 대기실은 면접자들로 북적였지만 분위기는 진지했다.

면접은 1대1, 1대다, 다대다 식으로 자유로웠다. 한국 청년들은 그동안 공부한 일본어로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을 여과 없이 분출했다. 간혹 긴장한 지원자들도 보였지만 면접관들은 지원자가 답변을 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헷갈리는 단어를 말할 때면 몇 번이고 맞는지 확인하며 되물었다. 이번 박람회를 주최한 한 관계자는 “일본 기업 면접관들은 지원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궁금해 한다”며 “지원자의 경험에서 어떤 성과를 이뤄 냈는지 보다 그 경험에서 뭘 느꼈는지를 심도 있게 물어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면접 시간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까지 이어졌다.

면접을 보고 나온 주 모씨(27)는 “면접에서 스펙보다 경험한 것들을 많이 물어봤고, 내가 관심 있는 부분을 듣고 왜 관심을 갖게 됐는지를 질문 받았다”며 “국내 기업의 면접에서보다 더 존중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면접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지원자는 “국내 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 제도로 면접을 보지만 낮은 학점은 걸림돌”이라며 “그해 반해 일본 기업은 학점을 거의 보지 않고 지원자의 경험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 일본 기업 취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국내 취업 시장과는 상반되는 분위기인 일본의 인력난은 오히려 국내 취업자들에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얼마 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표한 ‘해외 취업 통합 통계’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해외취업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일본이 선정됐다. 2017년 해외취업자(5118명) 중 1427명이 일본으로 취업했다. 지난 한 해 구직 등록 인원인 2만2997명과 비교해보면 22.3% 수치에 불과하지만 해외취업자, 그 중 일본 기업의 취업자는 해가 바뀔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국내 청년들이 해외 취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결과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일본 기업의 한 인사담당자는 “한국 청년들은 일본 청년들에 비해 학업 수준이 높고 의지가 강하다.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면접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의 스펙보다 중요한 건 지원자들의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다. 회사에 입사해서 그들의 경험을 잘 녹여내고 적응할 수 있는 지원자가 필요하다”며 “현재 한국은 취업난이지만 일본은 인력난이다. 이런 박람회가 한국 청년은 물론 일본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해외 취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직업을 갖는다는 것 외에 머나먼 타지에서의 생활은 고행을 예고하고 있다. 주거나 생활환경이 180도 달라진다. 외국어 실력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원하는 실력도 갖춰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취업 시장의 문턱은 높다. 높은 문턱을 넘기 위해 애쓰기보다 또 다른 길로 우회하는 것이 취업 문을 통과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강홍민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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