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셀트리온·신라젠의 신약 가치는?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8-10-14 19:14   수정 2018-10-15 07:27

셀트리온 48조원 산정 근거
흔히 제약이나 바이오기업에 투자할 때 임상시험 결과나 여러가지 호재성 재료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신약개발 기업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투자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에 진출한 셀트리온의 `램시마`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10조원일까요? 20조원일까요? 아니면 더 될까요?
또, 글로벌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다국적 제약사인 MSD와 당뇨병치료 바이오시밀러인 `란투스`의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이 신약후보물질(pipeline)의 가치는 얼마나 기업에 반영돼 있었을까요? <한미약품 기술이전 계약 해지때와 비교하면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상당히 차분했습니다.>
증권사에서 평가하는 방식과 바이오벤처캐피탈에서 평가하는 방식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알투바이오`에서는 투자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의 가치를 한 번 체크해 보는 방법을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신약 가치 산정 => 시장점유율, 특허(독점기간 영속성 가치), 브릿지스터디
통상 벤처캐피탈이나 다국적 제약사들이 사용하는 신약의 가치 산정은 시장점유율(market share)과 특허(허가/독점기간), 브릿지 스터디(bridge study)를 통한 예상 진출국(미국 또는 EU, 일본, 기타 등) 등으로 산정합니다.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license-in/out)에 보통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 1) 기술이전과 시장점유율 방식 산정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판매, 개발중인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특허만료(예정) 제품들의 연간 총 시장규모는 58억 6,000만 달러, 약 우리 돈 66조원 가량입니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판매, 개발중인 레미케이드(램시마/렌플렉시스), 엔브렐(브렌시스), 허셉틴(허쥬마/샴페넷), 맙테라(트룩시마), 휴미라, 아바스틴 등을 포함한 내역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점유율 1%를 가정했을 경우 6,600억원, 10%를 가정했을 경우 연간 6조 6,000억원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신약(바이오시밀러는 70%로 할인 적용)의 영속성 가치(판매가치)를 약 10년~15년 정도로 봤을 때 10년의 경우(10년간 판매하는 총금액) 6조 6,000억원, 15년의 경우 9조9,000억원입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과의 가격 할인 요소 등을 감안해 보통 70%를 적용합니다.
10년의 경우 4조 6,200억원, 15년의 경우 6조 9,300억원이 됩니다.
▲ 시장점유율 10% 기준시 셀트리온 신약가치 46.2조원~69.9조원
예를 들어 셀트리온이 전체 시장점유율(개별 품목별 점유율이 아닌 전체 시장점유율 기준) 10%를 달성했다면, 약 4조 6,200억원에 10년간 영속성 가치를 더할 경우 46조 2,000원이라는 것입니다.
15년을 가치로 산정할 경우 셀트리온의 신약가치는 69조 9,300원으로 산정, 평가됩니다.
물론 시장점유율이 20%를 기록하게 된다면 2배를 적용(140조여원)하게 됩니다.
현재 램시마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었지만, 개별품목에 대한 합산 기준은 아닙니다.
아직까지는 셀트리온의 허쥬마(유럽 시판중)와 트룩시마(유럽 시판중), 아바스틴 후보물질이 전세계 시장에 런칭되지 않았기에 신약가치는 다소 할인될 수 있습니다.
또, 개발하지 않고 있는 품목(엔브렐 등)은 가치 산정을 제외할 수 있습니다.
▲ 임상3상 완료시 시장점유율 1% 전제
벤처캐피탈에서는 통상 임상3상을 마쳤을 경우에는 시장점유율 1%를 가정합니다.
임상2상 완료의 경우 시장점유율 1%의 50%를 할인하고(즉 0.5% 시장점유율만 인정), 임상1상을 마쳤을 경우 66%를 할인(즉 0.33%만 인정), 임상1상 진입전의 경우 85%를 할인(즉 15%만 인정)해 적용합니다.

▲ 셀트리온의 신약(바이오시밀러)가치 (이 기준은 국내 `빅5` 바이오벤처캐피탈이 적용하는 기준으로 대입, 산식한 수치입니다)
1) 램시마(전세계 9조원) - 유럽시장 50%(2조원), 미국시장 5%(5조원, 상반기 1,300억원X 2배 적용) => 연간 1조 2,000억원 X 10년 영속가치 = 12조원(15년 기준시 18조원)
2) 트룩시마(전세계 9조원) -유럽시장 N/A(시판중, 2조원), 미국시장 N/A(5조원) = 연간 1조 2,000억원(램시마와 동일 기준 적용시) X 10년 영속가치 = 12조원(15년 기준시 18조원)
3) 허쥬마(전세계 8조원) - 유럽시장 N/A(시판중, 2.5조원), 미국시장 N/A (3조원) = 연간 1조 4,000억원(램시마와 동일 기준 적용시) X 10년 영속가치 = 14조원(15년 기준시 21조원)
4) 3개 품목 기타(일본, 호주, 중국 등) 시장 진출에 따른 가치 = 총 합 X 0.2%(글로벌시장 기준) = 7.6조원(10년 영속가치 포함)
5) 나머지 신약후보물질(pipeline, 아바스틴, 독감치료제 등)은 현재 임상중이기에 시장점유율 1% 미만 적용 = 총 2조원 내외(10년 영속가치 제외)
셀트리온 현재 신약후보물질 가치 추정치(1+2+3+4+5의 합) = 47.6조원(15년 기준시 66.6조원)
(물론 여기에는 유럽과 미국에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성공적으로 진출해 램시마의 시장점유율과 같은 동일한 기준을 기록한다는 전제입니다.)
▶ (중요 포인트) 증권사 보고서에서 쓰는 1년 예상순이익을 기준으로 주당순이익(EPS)에 PER(주가수익배율) 적용해서 산정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릅니다.(목표주가 X 상장주식수 = 시가총액(기업가치)와는 다른 산식입니다.)
<참고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증권사 기업가치는 노무라증권은 11.3조원, 국내 증권사는 20조원 내외로 평가했습니다.>
올해와 지난해 화이자를 비롯해 다국적 제약사들은 치매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에서 모두 실패했습니다.
임상실패로 인해 이들 기업의 주가는 발표 당시 곤두박질쳤는데요.
대략 셀트리온 규모의 시가총액을 하룻만에 날리기도 했습니다. <12일 현재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약 34조원입니다.>
신약의 가치가 그만큼 가늠하기 어렵지만, 크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의약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GBI리서치는 전세계 면역항암제 시장 규모를 2015년 기준 169억 달러(약 20조원)에서 매년 23.9% 늘어 오는 2022년 758억 달러(약 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렇다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신라젠을 살펴 볼까요?
2018년 전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예상치)은 약 50조원 내외입니다.

▲ 신라젠 `펙사벡` 글로벌시장 진출시(시판 허가) 5조원~7.5조원
신라젠의 경우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기준으로 해서 성공했을 경우 1%의 가치를 부여합니다.(앞서 임상3상은 1%로 평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다면 신라젠 펙사벡의 가치는 연간 약 5,000억원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영속성 가치 10년을 적용할 경우 5조원, 15년은 7조 5,000억원입니다.
글로벌시장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한다는 전제를 가정한다면 신라젠의 평가 추정가치는 25조원(10년 기준)으로 껑충 뛰게 됩니다.(시장점유율이 더 높아진다면 평가 추정가치는 더 커집니다.)
물론 `펙사젝`이 만능 통치 항암제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겠지요.(즉 현재 적응증인 간암, 폐암, 신장암 등을 적용한다면 할인 요소가 있습니다.)
◆ 2) 글로벌시장 진출에 따른 할인 적용 방식
글로벌 신약의 경우 보통 미국(중남미 포함) 약 40%, 유럽 35%, 일본 15%, 기타(호주, 인도 등등) 10%를 적용하는 게 통상입니다.
즉, 1개 신약의 시장가치(경쟁의약품 시장 규모)가 5조원 규모라고 가정하면, 유럽과 미국, 일본, 기타 지역에 진출할 경우 100%를 적용합니다.
그런데 미국만 진출했을 경우는 40%, 즉 5조원의 40%인 2조원만 인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애브비의 `휴미라`는 지난해 22조원(198억 달러)였는데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시장에 진출을 준비중입니다.
유럽시장의 휴미라 판매는 약 5조원 가량인데요.
5조원의 시장점유율 달성 10%를 가정할 경우 5,000억원(1년 기준)의 가치만 인정되는 셈입니다. <미국에 진출할 경우에는 40%의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지만, 휴미라의 특허 만료가 미국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의약품마다 시장점유율이 다르고 특허(독점)기간도 다르고, 미진출 국가에 따른 할인률 적용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벤처캐피탈이 투자를 위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신약의 가치를 따질 때 사용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위의 내용이 너무 어렵죠.(벤처캐피탈에서 적용하는 신약가치 산정 방식입니다. 물론 증권사들도 일부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만,)
▲ 쉽게 계산하고 판단하기 위한 신약가치 판별법
개별기업의 경우 1개 품목을 기준으로 전세계 현재 시장은 얼마인지 쉽게 계산할 수 있는데요.
Q) 전세계시장 규모 5조원인 신약을 A사가 개발중입니다. 이 바이오의약품이 임상3상을 완료했다면 가치는?
A) 1) 5조원 나누기 임상3상 완료<시장점유율 1%> = 500억원
2) 10년 영속성 가치 500억원 X 10년 = 5,000억원(15년 영속성 가치 7,500억원)
여기에 글로벌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시장점유율 방식 5% 달성시 2조 5,000억원(15년은 3조 7,500억원), 10% 달성시 5조원
요즘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큰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투자하기 전에 한 번쯤 신약가치를 따져보고 투자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물론 전세계 시장점유율 5%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전세계 시장점유율 기준(판매금액기준)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엔브렐)도 4%, 플라사비(레미케이드)도 1% 정도입니다.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그만큼 대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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