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망쿳`이 강타한 필리핀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당국이 초기에 집계한 사망자는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태풍 `망쿳`이 물러난 뒤 알려지지 않았던 피해 상황이 속속 전파되면서 사상자 수도 크게 늘었다.
16일 필리핀 현지 방송 ABS-CBN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에서 200㎞ 떨어진 벵게트 주(州) 이토겐에서 전날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했다.
산사태 당시 흘러내린 토사와 암석 등이 광부 합숙소를 덮치면서 지금까지 3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40여 명이 매몰돼 실종상태다.
빅토리오 팔랑단 시장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흙과 돌무더기가 광부 합숙소를 덮쳤다. 매몰된 광부 수가 40∼50명을 넘을 수도 있다"며 "이곳에서만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필리핀 재난 당국은 다른 지역의 산사태 등으로 미성년자와 아기를 포함한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실종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망쿳은 전력 공급선을 파손시키면서 440만명이 거주하는 8개 주에 정전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침수 피해 등을 입은 현지 주민들은 "세상의 종말을 느꼈다"면서 어느때보다 강력했던 슈퍼 태풍의 위력을 전했다.
필리핀 뿐 아니라 중화권의 피해 또한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중국중앙(CC)방송에 따르면 16일 오후 8시 기준 광둥성에서 태풍으로 인해 2명이 사망했고 마카오는 오후 7시 현재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풍 망쿳이 동반한 돌풍의 최고 시속은 필리핀을 강타할 당시의 305㎞보다는 낮아져 시속 185㎞로 떨어졌으나, 홍콩 정부는 `시그널 10`의 경보를 발령하고 시 전역에 비상태세를 유지 중이다.
아직까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침수 등으로 인해 대피한 홍콩 주민의 수는 1천200여 명에 달한다.
중국 기상국은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중국 남부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미국 엔키 리서치의 재난 모형 설계자 척 왓슨은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태풍 망쿳이 현재 진로를 유지할 경우 중국과 홍콩에 1천200억 달러(약 134조원) 상당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풍 망쿳 필리핀 강타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