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17조원 '휴미라' 개발 거리두는 이유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8-06-12 13:07   수정 2018-06-13 11:27


<<알투바이오는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최근 글로벌시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에 대한 개발과 특허 전쟁이 한창입니다.
특허 만료에 따라 시장 확대를 위해 개발하는 업체와 이를 저지하려는 업체간의 싸움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올해 10월 유럽에서 특허가 풀리는 애브비(Abbvie)의 `휴미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2016년 한 해 17조원 규모가 팔린 `블록버스터` 제품인데, 셀트리온은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셀트리온은 왜 이런 판단을 했을까?
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업체들의 개발 전략을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 베링거인겔하임·암젠·산도스 진출
지난 2016년 휴미라(성분 아달리무맙)의 전세계 판매 규모는 160억 8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조원입니다.
우리나라 한해 의약품(전문+일반 의약품) 생산 규모가 18조 8천억원(2016년 기준)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시장입니다.
휴미라는 엔브렐, 레미케이드와 함께 종양괴사인자(TNF-α)를 억제하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3총사`입니다.
어찌 보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겠다는 업체들에게 있어서는 교과서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실테조)를 비롯해 암젠(암제비타), 스위스 산도스(할리마토스), 삼성바이오에피스(임랄디)는 임상을 완료하고 10월 유럽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화이자와 쿄와기린, 코히러스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끝내고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허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유럽 특허 10월 만료…미국 특허 2022년 만료
휴미라는 바이오시밀러업체들에게 그야말로 `가시가 많은 고기`로 비유되고 있습니다.
물질 특허를 비롯해 제형, 용도 특허 등 유럽과 미국에서의 특허만 100여개에 이릅니다.
유럽에서의 물질특허는 2018년 10월 만료되지만, 특허만료 시점이 더 긴 제형특허와 용도 특허 등이 남아 있습니다.
즉, 특허 전쟁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시장 진출을 어렵다는 것이죠.
지난 4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종양괴사인자 억제제, Anti TNF-α)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SB5`의 특허 분쟁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합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SB5`를 시판할 경우 약 5% 수준의 판매 로열티(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허를 피해가기 위해서는 결국 일정 부분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지루한 법정 싸움을 벌여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휴미라의 시장이 유럽보다 미국이 더 크다는 점에서, 커다란 산맥 가운데 하나의 산을 넘어선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 셀트리온은 왜 `휴미라` 개발이 더딜까?
휴미라를 놓고 바이오시밀러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셀트리온은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셀트리온이 개발중인 `휴미라` 프로젝트는 아직 임상1상에 진입하지 않은 상황입니다.<현재 준비중입니다.>
보통 임상시험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3년~5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더딘 행보라는 것이죠.
이에 대해 바이오업계도 다소 의외로 받아 들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셀트리온의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램시마SC`제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바이오의약품 화두 `고농도/고농축`
최근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포함)에서 화두는 `고농축/고농도`입니다.
즉, 예를 들어 제형 변경을 통해 환자의 복약(투약) 순응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미 애브비는 `휴미라`에 대해 효능과 편의성을 높인 고농도/고농축 작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즉,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쏟아져도 애브비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제품으로 시장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입니다.
휴미라의 경쟁 의약품인 엔브렐 역시 펜 타입 주사제 제형인 `엔브렐 마이클릭펜주 50㎎`(성분 에타너셉트)를 발매하고 있습니다.

▲ 애브비·화이자 추격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도 `램시마IV`제형(정맥주사)를 `램시마SC`제형(피하주사, 흔히 근육주사)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투여 방식을 변경한 의약품으로, 주사 시간을 기존 2~3시간(병원 입원 필요)에서 약 5분 내외(자가 투여)로 단축시켜 환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것입니다.
현재 램시마SC는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진행중이며, 2019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오는 14일(현지시간 기준) 유럽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되는 2018 유럽 류마티스학회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30주간 램시마IV제형과 SC제형간의 효능과 안전성이 유사함을 입증한 임상 1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19년에는 램시마 피하주사 제품인 `램시마SC`, 2020년에는 뉴타입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신규 류마티스 환자군을 타깃으로 램시마SC제형을 선보일 예정이며, 향후 고농도/고농축 시장으로 진입할 경우 저농축(기존 제품) 시장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제형의 기술을 기반으로 고농도/고농축 기술을 축적한 후 차세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조기에 선점해 이른바 `퍼스트 무버`의 영향력을 단숨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제품들로 교체될 경우 기존 개발업체들은 또다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마치 사용자에 맞춰 컴퓨터 사양을 높이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시면 됩니다.
17조원의 거대한 시장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셀트리온.
하지만 회심의 카드를 어떻게 선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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