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이 기업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입력 2018-04-19 15:05  



- 메타바이오메드, 삼성전자, 크몽, 배달의 민족, 하비박스를 통해 바라본 새로운 기업문화

최근까지 ‘워라밸’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를 지닌 워라밸은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한다), 소확행(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좇는다)과 같은 단어와 함께 2030 세대의 여가생활, 취미에 관한 욕구를 보여준다.

그러나 2018년 현재, 직장인들에게 워라밸은 아직도 ‘남의 얘기’다. 지난해 9월 잡코리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직장인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5일 야근을 경험한다.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는 것만 해도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직장인들이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몇몇 기업들은 해답을 일찍 찾았다. 워라밸의 의미를 ‘일과 삶의 완전한 분리’로 보지 않고 ‘일과 삶의 조화’로 해석했다. 직원들이 바라는 복지는 여섯시 정각에 사무실 전기를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회사 안에서 효율적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잡플래닛이 공동으로 선정한 2017 워라밸 실천 기업의 사례를 보면, 근무 시간 혹은 야근만을 줄여 선정된 기업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워라밸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청주시에 위치한 의료용품 제조 기업인 ‘메타바이오메드’는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연차와 유연근무제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화상 회의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이고 빠른 회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도제 재료를 제조하는 ‘디엔에프’와 POS 솔루션을 개발하는 ‘투게더스’는 음주라고 인식되는 회식문화를 레포츠나 문화 회식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대기업에서도 변화된 워라밸 실천의 바람이 불고 있다. 3년 연속 입사 희망 대기업 1위인 ‘CJ그룹’의 경우 임직원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난임 유급 휴가제를 신설하는 것 외에 근로복지 차원으로 임직원들에게 취미를 권장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임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비용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사업장 내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자신의 취미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매월 임직원들에게 취미상자를 배달하고, 사내 취미축제를 진행했다.

이는 취미 문화 활성화 기업 하비박스(취미 큐레이션, 정기 배송 플랫폼)가 삼성 ‘하비랜드’라는 이름으로 제공한 서비스로,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직접 아트토이 그리기, 레고 경주, 마술 체험, 건담 만들기 등의 활동을 직접 해보며 잠시 업무를 잊고 자신의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양재, 구미, 수원, 광주 사업장에 이어 오는 6월, 평택과 화성 사업장까지 하비박스와의 취미 페어전을 확장해 임직원의 근로복지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대기업 못지않은 직원 만족도를 자랑하는 복지 혜택의 재능마켓 플랫폼 ‘크몽’은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자는 마음으로 도입한 주 35시간 근무 제도와 매월 투표를 통해 우수사원을 선발해 상장과 금일봉을 수여하는 이벤트는 우려와 달리 직원들의 자율적인 업무 향상을 일궈냈다.

숙박 업계 스타트업 ‘야놀자’는 팀 내 업무 성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의 자율성을 제공하고, 사내 피트니스, 탁구장, 클라이밍이 있는 ‘리프레시존’을 신설하여 직원들의 개인적인 건강관리 부담을 줄였다. 복지제도의 선진기업으로 유명한 ‘배달의 민족’은 임신한 아내가 있는 직원의 경우 검진 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우아한 아재 근무’, 어린이날에 하루 더 이어 쉴 수 있는 ‘우아한 어린이날’ 등의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복지 제도를 시행 중이다.

52시간으로 단축된 법정 근로시간은 겉으로는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나 근무 환경이나 사내 복지가 발맞춰 달라지지 않는다면 허상으로 남을 뿐이다. 앞으로 일과 삶의 조화를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과 실천은 더욱더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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